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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장이 피자 크게 쏜다고 했는데 병사들이 굶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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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교대체육관
(2)우리 사단에서는 정기적으로 신교대 체육관에서
(3)자체 위문 공연을 했다.
(4)군악대와 연예인들을 초빙해서 병사들의 사기를
(5)고양하기 위한 목적.
(6)이번 위문 공연은 특별히 사단장님이 큰맘 먹고,
(7)피자헉의 협찬을 받아 진행했다.
(8)신교대 연병장에 실외 피자 제조 차량을 동원해서즉석에서 피자를 만든 후, 참여 장병에게 나눠주는 계획.
(9)행사 규모가 컸던 관계로
(10)나는 점심도 먹지 못한 채 차출되어 동료들과 투입됐고,
(11)나: 행사 끝나면 피자 실컷 먹자.
(12)라고 이야기하며 반강제로 공복을 부여잡고 행사 준비를 했다.
(13)오후 6시,
(14)드디어 본 행사.
(15)공연 전 사단장님 훈화 말씀.
(16)사단장: 여러분들이 배 터지게 먹을 피자가 준비되어
(17)있으니,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
(18)병사들: 우와아아아아아아.
(19)나: 뭐? 그게 뭔 소리야?
(20)4명당 한 판이라니?
(21)동료: 나도 이제 파악했어.
(22)피자헉에서 병사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나 봐.
(23)나: 젠장. 피자 맛보긴 글렀네.
(24)공연이 한참 진행됐고, 문제가 발생했다.
(25)각 연대, 사단 영관급 장교들이 한둘씩 찾아오더니,
(26)영관급 장교 1: 나 어디 무슨 직책 맡고 있는 인데,
(27)피자 한 판 줘 봐
(28)나: 저…. 죄송합니다.
(29)수량이 너무 부족해서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30)영관급 장교 2: 이런 씨… 군대에서 안 되는 게 어딨어?
(31)까라면 까지 말이 많아. 너 상관 누구야?
(32)나: 아… 저… 그게…
(33)정훈과장: 야, 북진아. 그냥 드려.
(34)그렇게 끊임없이 계속 꽃잎들이 날아들어 한 판, 혹은
(35)두 판씩 마구잡이로 가져갔다.
(36)정훈 과장이 고작 대위에 불과한데
(37)꽃잎들의 약탈을 어찌 막겠는가?
(38)나: 저… 정훈 과장님. 그러면, 사단 정훈 참모님(중령 진)에게
(39)보고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40)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41)결국 준비된 피자의 절반 정도가 공연 중 어디론가 사라진다.
(42)나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43)영관급이면, 월급도 많은 양반들이…
(44)병들의 피자를 약탈해가는 행위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45)수량 부족한 거 알면, 사비라도 털어서 먹이는 게 진짜 지휘관의 자세 아닌가?
(46)미안하다.
(47)나는 피자 배분 담당이라….
(48)가까스로 한 판 겨우 건져 행사에 참여한 우리 대대원에게 줬다.
(49)우리 대대원은 총 15명.
(50)15명이 피자 한 판이라…
(51)우리 애들에게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52)심지어 직할대 몇몇 보병대대들은 피자를 구경도 못 했다.
(53)배 터지게 먹여주겠다는 사단장님은 이런 사태가 난 걸
(54)그 때도 몰랐고, 지금까지도 모를 것이다.
(55)병사들 인솔해서 부대 복귀하니,
(56)밤 11시였고,
(57)점저녁을 거른 터라…심과
(58)열 받고 짜증나고 미안하고, 기운이 없어
(59)반쯤 혼이 나간 채로 당직사령 선배에게 복귀 보고를 했다.
(60)상황을 알아차린 선배님은
(61)본인이 야식으로 먹으려던 간짬뽕 컵라면을 내게 넘기시며,
(62)선배: 이거나 먹고 힘내.
(63)주책맞게 왜눈물이 나오는지…
(64)병들 먹을 피자에 손댈 생각을하냐. 개#$% 말똥가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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