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난한 나라의 최고 대학 학생의 삶

(1)부룬디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입니다
(2)부룬디 국민은 하루 평균 700원을 벌며
(3)이 돈으로 평균 7명의 식구가
(4)먹고, 자고, 공부하고 저축까지 합니다
(5)계산해보면 부모부터 막내까지
(6)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이 각각 100원 뿐인거죠
(7)문제는 국민의 절대 다수가 이렇게 산다는 것입니다
(8)국민의 90% 이상은 집에 전기가 없으며
(9)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10)대부분 산속에서 생활합니다
(11)저는 이곳에서 부룬디 최고의 대학교에 다니는
(12)22살 청년 이자이를 알게 되었고
(13)그를 따라 대학교에도 가봤습니다
(14)하지만 그곳은 1등 대학답지 않게
(15)너무 열악했습니다
(16)남들에게 알몸을 보여주는 씻어야 하는 샤워실
(17)문이 없어 훤히 보이는 화장실
(18)열악한 시설과 겨우 잠만 잘 수 있는 개인 공간
(19)하지만 이자이는 항상 말합니다
(20)오늘은 이자이를 따라 고향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21)어떻게 전기도 없는 산골짜기에서
(22)이 나라 최고 대학에 올 수 있었는지
(23)그의 집에서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24)저기가 너네 마을이야?
(25)조금만 더 들어가야 돼
(26)여기가 우리 둘째 누님 집이야
(27)이렇게 깡촌일 줄 몰랐어요
(28)적당히 시골이라고 그랬는데

(1)이 친구의 집안 수준은
(2)실례가 될 것 같아서 묻진 않았는데
(3)평균은 아닌 것 같아요
(4)그것보다는 조금 더 힘들게 살았을 것 같은
(5)아프리카는 구름이 참 예뻐요
(6)아 진짜 옛날 집들이다
(7)저기가 내 집이야
(8)너무 오래 걸렸다
(9)여기가 우리 어머니야
(10)안녕하세요
(11)맛있게 드시라고 전해줄래?
(12)맛있게 드시래요
(13)전혀 일흔같지 않으신데
(14)보다시피 전기가 없어
(15)나한테 불이 있어
(16)내가 알기로는 7%의 국민만 전기를 쓸 수 있다더라구
(17)진짜 시골이라서 전기가 없구나
(18)밤에는 어떻게 움직여?
(19)아무것도 안보이잖아
(20)그래서 횃불을 써야 돼
(21)그래야 움직일 수 있어
(22)문 대신 얇은 천만 있다
(23)여기가 네 방이야?
(24)응 고향에 돌아올 때마다 여기서 자
(25)겨울에는 잘때 춥지 않아?
(26)이불이 따뜻해서 괜찮아

(1)이불이 아니라 공사장에서 쓰는 보온 부직포다
(2)그러면 여기서 공부한거야?
(3)응이 영어사전 보면서 공부했어
(4)이것도 니 휴대폰이야?
(5)큰 형 휴대폰이야
(6)천장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7)그러면 비 올 때마다
(8)그래도 괜찮아?
(9)응 괜찮아
(10)신경 안써
(11)이건 돼지 여물이야
(12)집에서 염소도 키워
(13)얘넬 안에서 키우네
(14)집에 방 한 개가 전부야?
(15)여기는 어머니 방이야
(16)응 거긴 들어가지 말자
(17)우린 이렇게 물을 저장해놓고 마시는데
(18)필요할 때마다 마실 수 있지
(19)맛이 괜찮아?
(20)(끄덕끄덕)
(21)애들 놀려먹는 재미로 사는 서 씨
(22)인도나 부줌부라에서는 저를 좀 신기해 하는데
(23)여기는 시골이라서 그런지
(24)외국인을 처음 보잖아요
(25)저기 도망가는거 봐봐요
(26)진짜 무서워해요
(27)이자이네 돼지.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28)저기 작은 집은 뭐야?
(29)저거 화장실
(30)왜냐면 시골에서는 화장실이 다 밖에 있어

(1)인사 드리고 가자
(2)감사했습니다
(3)여행 조심히 잘 하래
(4)고맙습니다
(5)좀 더 오래 머물고 싶었는데
(6)금새 어두워질 시간이 돼서 떠나야 될 것 같습니다
(7)도시로 돌아가는 버스가 끊겨서
(8)여기 수도 기테가에 있는 호텔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9)위치도 좋고, 깔끔하고, 보안도 잘 되어 있는 호텔인데
(10)하루에 6천원이더라고요
(11)이렇게 괜찮은 호텔도
(12)하루에 6천원에 잘 수 있는 나라가 여기 부룬디인데
(13)이자이네 집은
(14)나라로부터 얼마나 혜택을 못 받고 자랐을까요
(15)도시에서 오토바이로 왕복 4시간은 걸려
(16)24시간 전기는 안돼
(17)가축이랑 같은 건물에 살아야 돼
(18)한겨울에도 모포 한 장만 덮고 자야 돼
(19)제가 외국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20)부룬디를 처음 알게 됐는데
(21)저는 당연히 뭔가 좀 과장됐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22)그렇게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 수 있나?
(23)한 옷만 365일 입고 살 수가 있나?
(24)관심을 끌려고
(25)그런 식으로만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26)우리나라도 산골마을 보면은
(27)문명하고 단절된 채 자급자족하면서
(28)(출처: Flickr
(29)전기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30)아주 드물게 있잖아요
(31)저는 이게 그런 케이스라고 생각했어요
(32)오토바이를 타고 오면서 본 모습은

(1)아 그게 진짜 여기 평균적인 모습이구나
(2)과장된게 아니구나를 느꼈어요
(3)오늘 갔던 이자이의 집도 마찬가지고
(4)오면서 봤던 집들
(5)”그리고 며칠 전에 갔던 이자이의 기숙사도 마찬가지고
(6)그런거 보면 이자이가 참 대단한 거 같아요
(7)시골 마을에 배울게 뭐가 있겠어요
(8)학교 하나밖에 없었을 텐데
(9)거기서 열심히 배워서
(10)이 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11)이자이는 커서 나중에
(12)이 나라를 바꿀 수 있는 교육자가 되는게 꿈이라고 합니다.
(13)오늘은 지구에서 가장
(14)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지만
(15)이 나라를 바꾸기 위해
(16)열심히 살아가는 시골 청년의 이야기였습니다
(17)오늘 시골 청년 이자이 이야기 끝

(1)웃대에서활동하는 2024-93-29617230:1
(2)동남아 지사 직원 중 저런 곳에서 출퇴근 하는 친구있었는데, 너무나도 해맑고 구김 없이 항상 행복하다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바퀴벌레가 많이 나오는자기 방도 “내가 매력적이라는 걸 바퀴벌레도 알고있어서 큰일이야”라고 웃어넘기던 친구였는데… 마음 먹기 나름이겠죠? [3] 이동
(3)■추천 답글
(4)겉은 멀쩡한데 2024-03-1351871970
(5)나 이거 어제봤는데,, 다른 편에서 사람들이 기브더머니 진짜 많이 하더라. 처음엔 무례해 보이다가, 보다보니 예전에 우리나라도 외국인만 보면 기브미더초코렛, 기브미더비스켓 했을텐데, 그거랑 비슷한느낌이지 않을까 싶더라고… 그생각이 드니 마냥 흉해 보이지는 않더라. 지금도 어려움이 있지만, 어찌됫든 여기까지 온 우리나라 장해. 순순슘 [4]
(6)■ 추천 답글
(7)LD 홍두식 2024-03-13 18:24:20
(8)사실 외국인이 그냥 가볍게 돈만 줘도 몇달이풍족해지냐 나였으면 온갖 쇼라도 보여준다■ 추천
(9)불족발좋아함 2024-03-13 19:15:17 66 0
(10)700원으로 온가족이 사는데 기브미 한방에 1달러라도 받으면 횡재하는건데. 나같아도 종일 쫓아다니며 조르겠다. 좀 서글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