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상가에 위치한 ‘만나분식’이 30년 영업을 마친다. 가게를 지켜온 사장 맹예순(62)·박갑수(67) 부부가 건강상 이유로 장사를 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지 텍스트 확인
(2)오랜 시간 대치동 주민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분식집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최근 가게 앞에는 마지막으로 ‘추억의 맛’을 느끼려는 손님들이 줄을 잇고 있다.
(3)네이버 지도 만나분식 페이지에는 “영업을 그만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다”, “22년 먹었는데 마지막이라니…학생 땐 저 식탁이 컸는데 오랜만에 가서 추억과 함께 먹으려고 보니 작아졌다”, “없어진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라는 손님들의 리뷰가 줄줄이 달렸다.
(4)이 가게는 애초 작년 12월 말 문을 닫으려 했지만 ‘조금만 더 열어달라’는 손님들의 성원에 1주가량 영업을 연장했다.
(5)길게는 수십년간 이곳을 찾았다는 손님들은 부지런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장 부부와 가게 모습을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6)이들 부부가 이곳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은 1990년 무렵이다.
(7)남편이 지병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아내 맹씨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장사는 물론 다음날 준비까지 매일 새벽 3~4시까지 일했다.
(8)맹씨는 “매일 같이 장사를 하느라 아이들 학창 시절 학교에 한번 못 가본 것이 여전히 가슴 아픈일”이라면서도 “그렇게 키운 자식들을 벌써 대학도 졸업시키고 시집 장가까지 보냈으니 엄마로선 도리를 다한 것 아니겠느냐. 열심히 살았다. 지금 세상을 떠나도 후회는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9)단골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를 묻자 “고춧가루 양념 하나도 수입산을 쓰지 않고 내가 안 먹는 음식은 남에게 안 준다는 생각으로 양심껏 장사했다”고 답했다.
(10)성인이 된 ‘꼬마 단골’들은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찾아와선 고맙다며 선물을 주고 가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맹씨는 “조그마할 때 오던 애가 ‘내가 대학병원 신경외과 박사가 됐으니 나중에 찾아오시면 검진해주겠다’라고 했다”며 “끌어안고 우는 손님들도 있었고 그래도 내가’헛되게 아이들 상대하지는 않았구나’ 싶었다”며 소회를 전했다.
(11)남편 박씨는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손님들이 너무 몰려서 남은 며칠을 어떻게 버텨야할지 걱정”이라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여기까지 찾아와준 걸 생각하면 참 고맙고 아쉽고 섭섭할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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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따뜻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