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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수님이랑 전공배틀 뜬 썰.ssul [88]
(2)동네딸치는형
(3)아바타/쪽지/글검색 ⑧
(4)작성 2020-02-21 09:00:50
(5)이동 2020-02-21 15:37:21
(6)추천 1194 반대 1 답글 88 조회 61,755
(7)때는 2년전 새싹이 돋아나는 파릇파릇한 봄이였을때 이야기임
(8)따스한 바깥날씨에 휩쓸려 밖에 나가 놀고 싶었지만 대학생이 뭐 어쩌겠나…
(9)차디찬 강의실에 갇혀서 교수님 이야기나 들어야지
(10)당시 교수님께서는 열변을 토하며 어리석은 학부생들의 머리에 ‘협동조합’이라는 지식을 우겨넣고 있었음
(11)근데 나른한 봄기운때문에 수업에 집중은 못하겠고 그저 펜만 끄적이고 있었고
(12)그렇게 한창 강의가 진행되고 있을 때, 교수님께서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이 성장할려면 성장을 억제하고 있는 규제들을완화해야 합니다” 라고 주장하심
(13)내가 인터넷을 자주하면서 성향이 그쪽으로 기운건진 모르겠는데 나는 규제는 필요한 제도적 장치라고 생각했거든그래서 강의 끝나고 교수님께 질문하러 감
(14)나: 교수님 아까 우리나라 협동조합이 클려면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그렇게 되면 기본적인 조건도갖추지 않은 부실한 협동조합이 난립하게되는 계기가 되지않을까요?
(15)교수님: oo이는 그렇게 생각하니?
(16)나: 제 주장은 규제완화 반대입니다
(17)교수님: 그렇다면 다음주 수업은 그 주제에 관해서 너랑 나 토론하는 걸로 하자꾸나. 다음주까지 관련 자료 준비해오렴 ㅎ
(18)나: ( ????? )
(19)시발 그때 누가 내 모습을 봤었으면 진짜 눈이 튀어나와 있었을 거임
(20)일개 학부생이 어떻게 교수님을 상대로 토론배틀을 뜰 수 있겠냐;;
(21)존나 당황하던 마음을 겨우 추스르고 교수님께 토론을 도와줄 친구 한명끼우면 안되겠냐고 물어봄
(22)내가 자료수집하고 정리하는건 할 줄 알지만 현란한 말솜씨로 설득하는 기술같은건 없었거든
(23)다행히 교수님은 허락하셨고 말 좀 하는 동기 교촌치킨 허니
(24)콤보로 꼬셔서 토론 막고라를 준비하고 있었음
(25)다음주에 강의실에 가보니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교단은 토론하기 좋으라고 책상 두개가 마주보며 붙어있었음;;
(26)그리고 교수 vs 학부생 대결이 소문난건지 평소에 보이지 않
(27)던 얼굴들도 다 착석해 있더라
(28)평소에 출석이나 잘하지 시불놈들…
(29)쨌든 교수님(규제철폐 찬성파 ) vs 학부생 찐따 2명(규제
(30)철폐 반대파) 대결은 그렇게 시작함
(31)결과는 어떻게 됐냐고?
(32)아주 처절하게 발렸지 ㅅㅂ 학부생이 어떻게 교수님을 이겨…존나 나름대로 자료수집을 했는데도 교수님이 모은 자료에비하면 내껀 꺼무위키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음말 좀 한다던 친구도 교수님의 친절한(지만 그 속에는 고인물의 썩은 스킬이 듬뿍 담긴)반박에 말 못하고 어버버거림;뭐 그렇게 싱겁다면 싱거운 토론배틀이 끝나고 마음속에는역적이 된거마냥 담담히 사회적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33)교수님께선 우리 둘의 학생으로서의 지적 탐구심과 용기를크게 칭찬하시더니 중간/기말 면제해주고 A+ 를 주셨음
(34)그렇게 교수님과의 전공배틀은 훈훈한 추억을 남긴체 해피엔딩으로 끝남
(35)그런 짓은 하지말아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어
(36)나와 그 친구는지금 교수님의 유혹때문에 대학원 과정을 수
(37)료하고 있다
(38)흐어엉 죄송해요 교수님 집가고 싶어요ㅠㅠ
(39)같이 한친구허니콤보만 보면 거품물고 발작할려고 해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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