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설마 아버지가 숨을 멈출거라는 상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생존률이 낮다는 췌장암 조기에 발견했고 빠르게 수술했다.
췌장암을 2기에 발견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주치의도 천우신조라며 수술만 하면 아무일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했었다.
수술 후 투병 생활 3년.
얼마나 힘드셨을까. 얼마나 아프셨을까.
불과 두달전까지만해도 같이 운동하고, 같이 밥 먹고, 더 좋아지면 해외여행도 가자며 막연하지만 여행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정말 두달만에 20키로가 넘게 살이 빠지셨다.
그래도 뼈만 앙상한 모습을 하고계셨지만 돌아가시기 이틀전까지만해도 내 결혼식은 볼거라며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돌아가시기 전날 망고 아이스크림이 드시며 웃으면서 맛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날 숨을 멈추셨다.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아버지가 보이셨던 삶에 대한 의지를 믿었다.
입관식때 울다 지쳐 쓰러졌다. 그냥 자고 있는 모습의 아버지인데 돌아가셨다고 한다.
3일장 내내 울었다. 아버지가 땅 속 깊이 묻힐때 또 울었다.
정신차리고 보니 벌써 2주가 지났는데 아직 나는 아버지를 못보냈다.
아버지가 언제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집에 오실거 같은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게 실감되지 않아서 웃음이 나온다.
아빠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