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민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10년차 전후 엔지니어뿐 아니라 변호사, 의사, 상경·예술계 인재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인재 유출이 첨단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는 기술 가속화의 시대에 핵심 인재들이 한국을 등지는 상황을 방치하면 미래 성장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직원들은 대박이 났다는데 나는 쳇바퀴를 돌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정보기술(IT) 대기업의 10년 차 연구직 A씨(39)는 국내 이직을 고민하다가 지난달 미국 현지 이민 전문 로펌을 선임해 고학력자 독립이민(EB-2)을 준비 중이다. 매년 수천 명의 국내 최고급 인재가 A씨처럼 미국행을 택하는 것은 성과 보상에 인색하지 않은 미국 기업에서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어서다. 갈수록 떨어지는 국내 기업의 혁신 활력과 자녀의 교육 문제도 이들이 미국행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한국의 ‘두뇌 유출’을 제어할 방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