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미친 여자.manhwa

(1)말해두는데
(2)미친 X예요.
(3)의뢰인의 첫마디였다.

(1)의뢰인은 감정적으로 많이 격앙되어 있었다.
(2)내가 뒤지는 한이 있어도 이길 수 있어요.
(3)받아내야 쓰겠는
(4)돈이 있는데요,못 이길 거 같으면
(5)그냥 가고요!!

(1)다만 변호사로서최선을 다하겠다는약속은구체적인 이야기를들어보지 않고
(2)많이 힘드시죠.제가 힘이
(3)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4)되어 드릴게요.
(5)드리겠습니다.
(6)얼마 전에
(7)죽었어요.

(1)아버지가 들어갔던실버타운에
(2)그걸 제가
(3)실례지만,
(4)보증금이 남아있어요.
(5)되거든요.
(6)어머님께서는…
(7)우리 엄마는일찍 돌아가셨고,아버지가 재혼한아줌마가 있어요.

(1)그럼 그아주머니도
(2)실버타운에…
(3)네 그쵸.
(4)아버지…뭐
(5)아빠랑 둘이
(6)아버지라고 부르기도
(7)같이 들어갔어요.
(8)싫은 인간이지만
(9)그 아줌마는
(10)남자 잘 만나서
(11)저와 엄마에겐
(12)편하게 살고
(13)만원한장 아까워하던인간인데
(14)있는 거죠.
(15)그 아줌마한테는꺼뻑 죽더라고요.

(1)아버지는 소위 말하는 자산가였어요.
(2)건물도 몇 채 있었던 걸로 알아요.
(3)그래봤자 인생에 별로 도움은 안 되는 인간이었어요.

(1)어렸을 때부터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 양반이었죠.
(2)엄마가 쓰러져서 투병하는 동안 병원에 온 일도 손에 꼽아요.
(3)아가…
(4)미안하다..
(5)엄마…!!

(1)엄마는 저 20대 때 돌아가셨어요. 청춘을 병수발에 바쳤죠.
(2)오랜 간병에 지쳐서인지….
(3)돌아가셨을 때는 눈물도 안 나오더군요.
(4)삼가 故人의

(1)아버지는 엄마 죽기를 기다렸다는 듯 재혼을 했고저는 그 길로 집을 나와 아버지와 연락을 끊었어요.120년도 더 된 일이네요.
(2)사실 원망도 별로 없었어요. 그냥 드디어 끊어냈다 싶었죠.

(1)몇 년 전… 그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요.
(2)따님께서모셔가셔야 할 것같은데요.
(3)00실버타운입니다.
(4)위중하십니다.
(5)예…?

(1)00실버타운입니다…..어디시라고요?
(2)설명을 듣자하니 아버지는 몇 년 전 전재산을 처분한 후재혼 상대와 고급 실버타운에 입주했던 모양이었습니다.

(1)말씀드렸다시피
(2)지금 아버님이
(3)전 그 인간이랑
(4)위중하셔서…
(5)인연 끊은지
(6)20년은 됐어요.
(7)알아서 하라고 해요.
(8)아니, 그래도
(9)따님께서 어느 병원으로모실지라도 정해주셔야….
(10)그대로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이었습니다.

(1)니가 알아서 해라.
(2)너도 어른 아니냐?
(3)나와 어머니를 병원에 방치하던 그 사람의 뒷모습…나도 그런 인간이 되는 건가 생각하니 참을 수 없더군요.결국 다음 날 실버타운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1)그러지 말아야 했습니다.

(1)모셔가기 전에보증금을
(2)알아보니까
(3)반환받고 싶은데요.여기 보증금만인당 X억이던데요.
(4)저 돈 없어요.
(5)그 돈으로 병원비
(6)내야 하니까
(7)빼 주세요.
(8)그, 그건…
(9)자, 잠시만요.

(1)어째서죠?
(2)’보증금 반환은
(3)불가능합니다.이 실버타운에서
(4)나가시는데
(5)왜 보증금을
(6)못 준다는
(7)약관에 그렇게되어 있습니다.
(8)보증금 반환은입주자가 사망 후공동상속인들의동의를 통해…
(9)뭔가 어려운 말이 많았는데 잘 기억은 안 나요.
(10)어쨌든 법적으로 돌려줄 수 없다는 얘기였죠.

(1)전 그 돈이 없으면
(2)병원비를 못 내는데요.
(3)’에이, 그러지
(4)마시고… 어차피
(5)받으실 돈인데
(6)그냥 좀 기다린다
(7)생각하시죠.
(8)약관이 그렇게
(9)되어 있어서
(10)저희도 어쩔 수가
(11)없습니다.
(12)실버타운 직원은 빈말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지만,저는 정말 진지했습니다.

(1)엄마를 데려간 병은 저한테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어요.
(2)병 때문에 사회생활을 길게 할 수가 없어서
(3)이런저런 일자리를 전전하다
(4)얼마 전부터 기초생활수급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죠.
(5)소리농업협동조합
(6)구구단 :
(7)얼마가 들지도 모르는 치료비와 입원비를 낼 여유는전혀 없었습니다.

(1)저는 아버지의 재혼 상대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2)여보세용~?
(3)그런데요?
(4)…저 김철수씨
(5)딸인데요.
(6)제가 아버지 병원으로
(7)모시고 나가게 된 건알고 계시죠?
(8)아버지 병원비를
(9)내야 해요.
(10)아버지 통장이랑
(11)도장 좀 주시겠어요?

(1)내가 왜요?

(1)왜, 왜라니…
(2)병원 모시고 가는 건
(3)자식의 당연한
(4)도리 아니예요?
(5)그걸 왜 남한테
(6)구차하게 손을
(7)벌리죵~?

(1)쭛… 천박하긴,
(2)돈에 미친 X.
(3)그 말을 마지막으로 여자는 제 번호를 차단했습니다.다음 날은 아예 없는 번호라고 나오더군요.

(1)그 이후의 일은… 별로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네요.
(2)한푼이라도 싼 병원을 찾고….
(3)병원비가 밀리면 더 싼 병원으로 아버지를 옮기고…아르바이트를 늘리고, 카드빚을 내고, 돌려 막고….

(1)병원에 콧줄을 끼고 누워있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울컥 치밀어 오르더군요.
(2)솔직히, 끔찍한 상상도 수도 없이 했습니다…

(1)그러던 중 병원에서
(2)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3)네. 병이나 노령으로
(4)성년후견인
(5)정신적 능력이 부족하신 분들을돌보기 위한 제도인데….

(1)제가 아버지의 성년후견인이 되면
(2)아버지의 재산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거였죠.저는 당장 성년후견을 신청했고…

(1)1년 후, 성년후견인 결정이 났습니다.
(2)이제 빚을
(3)갚을 수 있어!
(4)콜록콜록!!
(5)너무나 긴 기다림이었고,
(6)그 1년 동안 제 인생은 이미 박살난 상태였지만…..그런 건 더 이상 상관 없을 만큼 기뻤어요.

(1)그러나… 은행에서 아버지 계좌를 열어본 저는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어…..?

(1)아버지 계좌에는
(2)돈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3)어, 어째서…..?

(1)사실 이유는 뻔했어요.
(2)제가 아버지 병원비에 짓눌려 죽어가는 동안
(3)그 여자… 아버지의 재혼 상대가 돈을 빼돌린 거죠.
(4)이야아~!

(1)오랫동안 품어온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에는
(2)분노도 슬픔도 느껴지질 않더군요.
(3)어떡하지….
(4)어떡하지…
(5)빚이… 이자가….
(6)이젠 돌려막을
(7)카드도….
(8)이 이상은 정말…

(1)도대체…
(2)건데….
(3)그날 밤…
(4)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1)어쩌면 그게 그 사람이 아버지로서 내게 해 줄 수 있는
(2)유일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저는 다시 실버타운을 찾아갔습니다.
(2)아버지가 돌아가시면
(3)돈 받으러
(4)보증금을 내주신다고하셨죠?
(5)왔습니다.

(1)아버지가 계약했던 실버타운은 보증금만 수억인 호화 시설,
(2)그것만 돌려받아도 빚은 전부 청산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3)선생님, 얼마나상심이
(4)인사는 됐고
(5)보증금이나
(6)크십니까…
(7)내놓으라고요!
(8)아니, 이것 참…
(9)말씀을 그렇게하시면…

(1)이제 그 사람죽었다고!
(2)돌아가셨다는데
(3)그러니까 빨리돈이나 내놔!
(4)여자좀 봐…저런 말을… 돈에 미친
(5)X인가봐….
(6)미친 X이든 패륜아든… 뭐가 되든 상관 없었습니다.돈… 돈만 있으면…. 까마득히 쌓인 빚을 청산하고내 인생만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면…..

(1)하지만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2)세상은 한 번도 내 애원을 들어준 적이 없었으니까요.
(3)보증금 반환은
(4)죄송하지만뭐?! 저번에는 분명히
(5)어렵습니다.
(6)선생님…아버지만 죽으면
(7)된다고 했잖아!!

(1)아버님 보증금은
(2)어머님께서
(3)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4)돌아가시면
(5)이미 배우자이신
(6)그 때 공동상속인모두의 동의를
(7)어머님 명의로
(8)변경되었습니다.
(9)받아…..
(10)마지막 희망이 산산히 부서지는 소리였습니다.

(1)긴 이야기를 마친 의뢰인은
(2)잠시 사이를 두고 웃었다.
(3)구질구질한
(4)이야기죠?

(1)나도 알아요나 되게
(2)아버지 노릇도 안한
(3)지 돈도 하나
(4)아버지 때문에
(5)호구처럼 산 거. 못 찾아먹고~
(6)지 인생 말아먹고~
(7)…아니에요.
(8)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9)그동안…

(1)혼자서 너무너무고생이
(2)많으셨습니다….
(3)여기까지 버텨내신
(4)것만으로도
(5)대단하신 겁니다.
(6)이제부터는 저희가
(7)곁에서 힘이
(8)되어드릴게요.
(9)그 순간 의뢰인의 얼굴이 얼어붙었다.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정적이 흐르고…

(1)의뢰인이 돌아간 후…
(2)어서 와요,
(3)안녕하세요 대표님,네. 이 건을
(4)김변호사.
(5)상담이 꽤김변호사와 함께
(6)길어지신 것같았는데요…진행해보려고

(1)사건을 전달받은 김변호사는 차분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2)’사망한 배우자의 보증금을
(3)일단 실버타운
(4)다른 한쪽의 보증금으로
(5)입주계약서를
(6)산입하는 조항이
(7)”먼저 확보하겠습니다.
(8)정말로 계약서에 있는지
(9)확인해야 하니까요.
(10)아버지가 직접
(11)네. 그리고새어머니가 돈을인출한 건에
(12)그 계약서에 필적 감정이사인을 했는지도 필요할 수확인해 봅시다. 있겠네요.
(13)대해서는…

(1)무법이 신세계로
(2)며칠 후, 사무실.
(3)변호사님이
(4)판단하시는 대로
(5)따를게요.
(6)제 이야기를
(7)들어주셨을 때…

(1)그렇게 얘기해
(2)늘 호구다.
(3)준 사람은
(4)지 팔자 지가 꼰다…평생 그런 말만들어왔는데
(5)변호사님만 믿고
(6)변호사님이
(7)가겠습니다.
(8)처음이었어요.
(9)…감사합니다.

(1)자, 지금부터 제가1부터 100까지
(2)하지만 그래도본인이 이해하시고
(3)설명할테니잘 듣고
(4)판단하셔야 합니다.
(5)이해가 안되는 부분은곧바로 질문해 주세요.아셨죠?
(6)네? 네, 네에……
(7)그렇게 우리는 의뢰인과 소송을 준비하게 되었다.

(1)두 가지…..
(2)우선 아버지가
(3)투병중이던 기간동안
(4)’새어머니가 아버지 계좌에서
(5)인출한 돈을
(6)돌려받는 건이 있습니다.

(1)제가문병갔을 때요.
(2)거짓말!당신이 언제문병 같은 걸
(3)…그게 언제일입니까?침대에 누워서눈물을 흘리면서
(4)왔다고 그래!
(5)그렇게 말하던데요.

(1)이것은 당시
(2)의료 기록입니다.
(3)거액이 인출된 시기는
(4)6개월 전이지만
(5)고인은 이미
(6)1년 전부터
(7)인지능력이없었습니다.

(1)아 우리 의뢰인께서부군의 뜻이었다고하지 않습니까!
(2)재산 처분에 대한 만약 동의가
(3)능력이 없는 있었다고 하더라도상태였기 때문에 무효입니다!

(1)의뢰인의 새어머니는 자신이 돈을 인출한 건
(2)모두 아버지의 뜻이었다며 막무가내로 나왔지만
(3)의료 기록을 검토한 재판부는 의뢰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4)0년 0월 이후
(5)아내분께서
(6)임의로 인출한 돈은
(7)반환하도록 합니다.
(8)내가왜용?!엉?! 난 억울행!!내가 내 남편 돈빼쓴 게 무슨 죄야?!

(1)중요한 건
(2)이 특약이 추가된 시점은불과 6개월 전입니다.
(3)서명 날짜입니다.
(4)계약서 자체는
(5)의뢰인의 아버지가
(6)5년 전에
(7)병원에서 투병중이던시기이죠!
(8)작성되었습니다만
(9)의뢰인의 아버지는당시 재산 처분에 대한
(10)능력이 없었습니다!

(1)해당 특약이
(2)이제 보증금을되돌려 받을 수있습니다!
(3)인정합니다.

(1)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이 스쳐지나가는 듯…
(2)의뢰인은 한참 동안 그대로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3)고요하고… 자유로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