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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 바라보는 남친이 별걸 다 하고 싶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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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제목: 50살 바라보는 남친이 별걸 다 하고싶다
(6)좋냐? ㅣ 조회수 : 29,178
(7)작성일 : 2015-08-15 09: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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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기도 스타벅스에 앉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실은 냉커
(2)피라고 했음;;)쪽쪽 빨며 놋북으로 막 바쁜척 해보고 싶다
(3)그래서 지금 아침 댓바람부터 주말 늦잠도 못 자고 끌려와
(4)있습니다. ㅜㅜ
(5)며칠전부터 하도 조르길래 주말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기
(6)스타벅스에 밀레 등산복 입고 오는 사람은 당신 밖에 없을꺼라고 되도 않는 헛소리까지 했는데
(7)기가 죽어 포기할 줄 알았더니 어제 저녁에 백화점 문 닫기전에 얼른 가서 옷 골라달라고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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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니…..이 아저씨야…..
(2)뭔 스타벅스가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도 아니고 아니고 옷장만까지 해서 가는 사람이 어딨냐고 어이없어 했더니
(3)자기도 말 안되는거 아는데 저한테 밀레 등산복 얘기를 듣고나니
(4)정말 평소 자기 스타일이 딱 아저씨 스탈였다는걸 절실히깨달았다며 옷 고르는거 꼭 좀 도와달라고
(5)어찌나 간절히 부탁하는지 할 수 없이 따라나섰습니다.남성복 코너 가려하니 여기 아니라며 캐주얼층으로 끌고가딕키스의 레글란 소매 티셔츠를 몸에 대보며 산뜻하지? 세련됐지? 이러는데
(6)지금 나의 사랑을 시험해보는거냐고 진지하게 물어보려다겨우 참았어요.
(7)어차피 딕키스엔 맞는 사이즈가 없다는걸 알았거든요;;
(8)겨우 막달 임산부만한 배를 가려줄 티셔츠 한 장 사고서 어
(9)찌나 좋아하는지 안쓰러운 마음도 들데요.
(10)오늘 아침 7시반부터 새 옷 입고 제 집 앞에 찾아와 빨리
(11)내려오라고 어찌나 전화를 해대는지
(12)저 지금 몹시 졸립고 피곤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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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게 뭐라고 그리 해보고 싶었냐고 물으니 얼마전 스타벅
(2)스에서 일 약속이 생겨 낮에 갔다가 충격 받았답니다.
(3)놋북이며 태블릿 피씨들 들고와 이어폰 끼고 뭔가 자기 세상에 빠져 있는듯한 젊은 애들을 보니
(4)고1때부터 10년 동안 매일 신문 돌리고 방학마다 막노동을해도 너무 힘들었던 자기의 대학생활이 갑자기 떠올라 서글퍼졌는데
(5)아직도 매일 새벽에 출근해 전쟁 같은 업무를 치루는 시간에 밖에는 이런 세상도 있었구나 싶어 서럽더랍니다.
(6)대학때 친구들이 테이블마다 전화기 있다는 압구정 카페다니는 것도 그렇게 궁금하고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그걸 한번도 못해봤다고 ㅠㅠ놋북 펴놓고 뭔가 몹시 열중해서 하길래 슬쩍 들여다보니 주간업무일지 밀린거 작성하고 있네요 ㅋㅋ
(7)쩜전에 여기 커피 더 달라면 더 줘요? 라고 두리번 거리며묻길래 그냥 조용히가서 한 잔 더 사다줬어요.
(8)제꺼 보더니 자기도 회원 가입해서 핸펀에 스벅 어플 넣어
(9)달라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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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고단한 나이에 만난 인연이어서 그런가…..
(2)피곤과 술에 쩔어있는 아저씨의 모습만 보다가 오늘은 왠지 애잔하고 안쓰럽네요.
(3)평소에 햄버거를 어떻게 만들어야 수제냐고 궁금해하던데나온김에 점심에 수제햄버거라도 사주면 놀래자빠지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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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가난한 이들의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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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제 목: 나이들고 가난한 이들의 연애
(2)원글 조회수 : 25,535
(3)작성일 : 2022-01-11 18:34:21
(4)몇주 전에 눈이 펑펑 내린 날,
(5)노가다 하고 와서 온 몸이 쑤신다는 중년의 남자친구 등을
(6)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어줬어요.
(7)’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8)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9)남자친구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10)눈은 푹푹 내리고
(11)저는 조근조근 밟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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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제가 예전에 결혼생활을 했을때,
(2)신혼을 낡은 아파트에서 시작했었죠.
(3)겨울이면 추워서 창문에 비닐을 둘렀는데
(4)창틀이 워낙 낡아서 바람이 불면 비닐이 붕붕 부풀어 올랐어요.
(5)둘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그걸 보고 있음 한숨이 나왔죠.
(6)전남편은 평생 이런 집에서 살면 어쩌냐고 우울해 했지만
(7)제가 그랬어요.
(8)’걱정마. 우린 아주 좋은 집에 살게 될거야. 그때가 되면 지
(9)금이 그리울지 몰라.’
(10)훗날 우린 정말 좋은 집에서 살게 됐지만
(11)제일 좋은 집에 살 때 우리 결혼은 끝이 났어요.
(12)이혼을 하고 만난 남자친구는 사업이 안 풀려 요즘 형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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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 사람과 이 상황이 그리 싫지 않습니다.
(2)일이 잘되서 돈이 많아지면 또 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3)그럴듯하게 좋아 보이는것들이 그리 간절하지도 않고요.
(4)그냥 나이 들면 둘이 어디 한적한 곳에 가서 작은 집을 사서 고쳐 살면 어떨까 싶어요.
(5)백석의 시처럼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서…
(6)그런데 남친은 도시가 좋다네요.
(7)그 나이에 해도 잘 안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를 가 놓고는
(8)그래도 도시가 좋다네요. 흠냐.
(9)어쨌든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나이 들면 나이든대로,
(10)어떤 삶이든 다 저대로의 즐거움이 있고 낭만도 있더라고요.
(11)그냥 다 살아지는거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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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눈이 푹푹 내리는 날 백석의 시를 읽는 정도의 마음이 있
(2)산골엔들 왜 못 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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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삽시간에 이만큼 댓글이 달려 깜짝 놀랐어요.자녀는 없고 동거 아니고 저는 제집이 있어요.남친 집에 갔다가 좀 밟아달라길래 밞아줬어요ㅎ남친은 백석을 모르고 지극히 현실주의잡니다.어떻게든 삼황을 개선하려고 애쓰고있고요.남친을 생각할때 한숨이 나올때도 있지만우린 결국 찰나를 사는 존재라 생각하기에
(2)오늘 좋으면 됐다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3)달관한건 아니고 달관했다한들
(4)그것조차 삶의 수많은 지점중 한지점일 뿐이겠죠.
(5)이게 또 깨달음의 끝도 아니고요.
(6)저도 백석평전 읽어서 그의 현실이 어땠는지 알아요.
(7)근데 제가 지금 북에서 재산몰수당하고
(8)강제노역중인건 아니니까요 ㅎ
(9)사실 게시판 글을 읽다가 저 아래 60대 들어선 분이
(10)오십 괜찮은 나이니 너무 절망하지말란 글을 읽고나이들어가는데 가진것없는 삶이 그냥 추레하기만한가그런 생각하다가
(11)눈오던밤에 제가 느꼈던 행복을 공유하고파서 써봤어요.제가 82에 글을 종종 썼는데 돌아보니 주제가 한결같아요.
(12)이혼해도 괜찮더라. 망해봐도 괜찮더라 ㅎ
(13)다 저마다 괜찮아요.
(14)우리가 가난에 대해 늙음에 대해 실패에 대해
(15)조금만 더 예의를 가졌음 좋겠어요.
(16)어쨌든 저는 지금 괜찮습니다. 모두 그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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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난한 내가
(2)아름다운 나탸사를 사랑해서
(3)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4)나탸사를 사랑은 하고
(5)눈은 푹푹 나리고
(6)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7)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8)나탸사와 나는
(9)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10)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11)나는 나탸사를 생각하고
(12)나탸사가 아니 올 리 없다
(13)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14)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15)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16)아름다운 나탸사는 나를 사랑하고
(17)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
(18)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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