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예전에 빌렸던 돈을 갚겠다 택시비를 내주겠다’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혜린과 혜린 친구를 모텔로 유인후
술을 먹이고 혜린이는 처음 본 남학생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
경찰에 신고후
“왜 별 거 아닌 일로 신고를 했느냐”며 혜린을 압박
A양은 심지어 또래들이 모인 페이스북 단체방에
다른 지역에 살고 있던 C양까지 불러들였다.
C양이 학교를 다니는 지역은 혜린이 전학을 고려하고 있던 곳이었다. 혜린이, 너네 동네로 이사 간대. 애들한테 소문 좀 내줘.
A양의 부탁에 C양은 동조했다. C양은 혜린에게 “개X같이 생겼다”며 혜린의 외모를 비하했고, “까불지 말고 싸가지 챙기고 댕겨.
여기 와도 받아줄 사람 없어”라고 퍼붓기도 했다.
단체방에서 온갖 조롱과 모욕을 당했다.
지옥이 있다면 아마도 그 방이라고 여겨질 정도였다.
혜린이가 수개월 동안 A양에게 끌려 다니며
오프라인에서도 괴롭힘을 당해온 사실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사고 당일 역시 혜린은 엄마와 약속한 귀가 시간 전에 집
으로 돌아오려고 했지만 올 수 없었다.
A양이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혜린이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채팅방에 혜린의 남자친구를 포함해 또래 아이들을 불러 놓고 혜린에 대한 험담을 늘어놨다.
!혜린이는 걸레다! !혜린이는 좀 맞아야 한다!며 지겹도록 쏟아냈던
말들을 또 다시 했다.
답이 없는 혜린에게는 계속해서 페이스북 메시지를 확인하라며 화를 냈다.
이번에 또 일 터져서 신고 당하면 바로 6호라고 말했다.
법의 심판을 받는 것도 두렵지 않은 듯했다.
A양은 1호부터 10호까지 있는 법원의 보호처분 중
1호, 2호, 4호 처분을 받았다는 C양에게 다행이네ㅎ
혜린이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사흘 전
“혜린이가 평소 강간 사건 이야기는 안 하는데, 그날은 유독 내가 잘못한 일이야?”
고통속에서 일상을 회복하기위해 노력한 흔적
혜린은 누구 한 명을 죽일 수 있다면 고민 없이 걔를 죽일 거야
매일 다짐하고 있어’라며 가해자로 짐작되는 인물을 증오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혜린은 엄연한 피해자였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겨야 했고, 사건이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2019년 9월에는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바꿨다.
마지막 선택을 하기 전, 혜린이 스스로 신고…
메이크업 학원 다니기’
운동하기’ 햇빛 보기’ 독서’
좋은 친구 만나기’
남긴 마지막 말 사랑해요 엄마아빠
수천 건이 넘는 딸의 페이스북 메시지 대화내역을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딸의 계좌이체 내역을 파악해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교통카드 기록을 토대로 딸이 A양 등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끌려다녔을 동선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