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텍스트 확인
(1)지나이다 바실리예브나:
(2)-부다페스트 근처에서 전투가 벌어졌어요………… 겨울이었죠………… 기관총분대 분대장인 중사가 부상당해서 끌어내고 있었어요. 바지 위에 솜옷을 입고 귀마개 모자를 쓰고서 낑낑대며 중사를 끌고 가는데 눈밭에 새까만 데가 보이더라고요…………… 불에 탄 자리였죠………… 나는 그게 포탄에 깊게 파인 구덩이라는 것을금방 알아챘어요. 마침 그런 곳이 필요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얼른 구덩이로 내려갔어요. 그런데 뭔가인기척이 느껴지는 거예요. 누군가 쇠붙이 같은 것을만지는 느낌이랄까……… 얼른 뒤를 돌아봤죠. 보니까,글쎄, 독일군 장교가 다친 다리로 누운 채 나를 향해총구를 겨누고 있지 않겠어요. 그때 나는 군모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에 어깨엔 적십자 표시가 된 구급상자까지 메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내가 몸을돌릴 때 독일군 장교가 내 얼굴을 본 모양이에요. 내가 여자라는 걸 알고는 ‘하하하!’ 웃어버리더군요. 그러고는 맥이 풀렸는지 기관단총을 던져버렸어요.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듯이……
(3)그렇게 우리는 셋이 함께 한 구덩이에 몸을 숨기게됐어요. 부상당한 중사, 나 그리고 독일군 장교, 구덩이가 좁아서 다리를 서로 꼭 붙여야 했죠. 나는 부상자들의 피로 범벅이 됐고, 그렇게 우리 세 사람은 서로의 피로 물들었어요. 독일군 장교는 눈이 아주 컸는데 그 큰 눈으로 ‘이제 어떡할 거냐?’는 듯이 나를바라봤어요. 아, 망할 놈의 파시스트! 하지만 그는 이미 자기 총을 던져버렸잖아요. 상상이 돼요? 그 상황이……… 우리 부상자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권총을집어들고는………… 독일군을 죽이겠다고 성화고………… 그독일군은 나만 쳐다보고………… 지금도 그 눈길이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우리 부상자를 붕대로 싸매는동안, 독일군 장교는 옆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한쪽 다리가 완전히 으스러진 상태라 계속 피를 쏟았죠. 조금만 더 그대로 두었다간 죽을 게 뻔했어요. 나는 그 사실을 너무 잘 알았어요. 그래서 우리 부상자를 돌보다 말고 내 옷을 찢어 독일군 장교의 상처를싸매고 지혈대를 대줬죠. 그리고 다시 우리 부상자를돌봤어요. 독일군 장교가 ‘구트, 구트”라고 하더군요. 그 말만 몇 번이고 되풀이했어요. 우리 부상자는의식을 잃는 그 순간까지 나한테 무슨 말인지 소리를지르고……… 으름장을 놓았어요■■■■… 나는 중사의 몸을쓸어주며 진정시켰죠. 나중에 우리 의료진이 도착해서 우리를 구덩이에서 구해냈어요………… 우리는 차에태워졌어요. 독일군 장교도 함께. 이해가 돼요?’독일어로 ‘훌륭하다’는 뜻.
(1)오징어한바가지 2023-1131128:47:01 이미지 텍스트 확인
(2)전쟁중이라도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지켜야지이동
(3)최현배 2023-11-21 17:08 10570
(4)이념으로 인해 싸우게 됐지만 결국에는 같은 빨간
(5)피를 흘리는 사람이니까 [4] 이동
(6)+ 추천 답글
(7)최현배 2023-11-21 17:08:19
(8)기립하시오 당신도!
(9)모텔르완다 2023-11-25131710
(10)베스트 웃자
(11)유럽전선, 독소전선은 가끔 이런 훈훈한 얘기가 나오는데. 기분탓인지, 뭣때문인지 태평양전쟁 관련해서는 그냥 죽나 사느냐만 나옴. 서구 중심 역사때문일까? [4] 이동
아래 소설인 듯 합니다
이미지 텍스트 확인
(1)여자의 얼굴을
(2)하지 않았다
(3)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박은정 옮김
(4)[화] 저녁 7시 1 tvN
(5)2015 노벨문학상 수상
(6)책 읽어주는
(7)다성악 같은 글쓰기로
(8)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아낸 기념비적 문학
(9)프리미엄 감독_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10)<사피엔스 스튜디오>, <다>제작진의 프리미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