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71년 남북 적십자회담 당시 남한 기자와 북한 기자 이미지 텍스트 확인
(2)가 주고받은 대화 중 일부입니다. 굵은 글씨가 북한 기자, 얇은 글씨가 남한 기자입니다.
(3)당신 전쟁 때는 뭘 했소?
(4)살기 위해 총을 쐈지.
(5)나도 그랬소.
(6)나는 소총수 졸병이었는데…
(7)나는 기관총 사수였소.
(8)어데까지 왔었나? 남침 때?
(9)전라도를 돌아서 하동, 진주 쪽.
(10)용케 살아남았군.
(11)당신은 어데까지 들어왔었소?
(12)나야 끝까지 갔지.
(13)그럼, 초산 압록강?
(14)사흘 동안은 압록강물에 세수를 하면서 통일이 된 줄
(15)알았었지.
(16)당신도 천명이군.
(17)공산당원의 입에서 천명이라니? 어색한데.
(18)죽지 않았으니 당신 같은 사람과 이런 이야기를 하게
(19)다친 데는 없었소?
(20)죽고 싶어도 총알이 맞아주질 않더군. 그 폭격 속에서
(21)도 이상해! 안 맞았어.
(22)그래서 천명이었구나.
(23)나는 막판에 중공군 따발총에 맞았어. 다행히 발에…
(24)그럼 당신은 몇 사단이었어?
(25)국군 제6사단. 당신은?
(26)나도 6사단인데. 우리 인민군 6사단은 영웅사단 칭호
(27)를 받았소.
(28)영웅사단이라니?
(29)낙동강에서 철수할 때 우리 사단은 영웅적으로 철수를했거든.
(30)도망치면서 영웅적인 철수는 뭐야? 병력 손실이 적었
(31)다 그말인가?
(32)철수작전을 성공적으로 한 거지.
(33)하긴 후퇴가 가장 어렵지.
(34)혼났수다! 지금이니까 말이지만.
(35)죽기보다도 어려운 고비들이 겹치고 겹쳤지. 살아남았
(36)으니까 옛말이 되는구만.
(37)지금 또 전쟁이 난다면?
(38)싸워야지, 별 수 있겠소?
(39)이젠 아들의 차례가 되겠지? 그 전쟁을 귀여운 자식들
(40)에게 대를 물려줘서야 되겠소?
(41)그런 전쟁은 다시는 없어야지.
(42)글쎄. 당신들이 ‘조선혁명’이니 ‘남조선 해방’이니 하
(43)고 있는 한 전쟁은 불가피하지 않소?
(44)그거야 통일을 하다는 거지, 전쟁을 하자는 건가?
(45)6.25 때는 해방한다고 했지. 전쟁한다고 그랬나?
(46)그만합시다.
(47)아들의 차례라… 그만둡시다. 전쟁 얘긴.
(48)출처- 월간 ‘북한’,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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