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싸주시던 김밥 이야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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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머니가 싸준 김밥
(2)나는 부모님이 없이
(3)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4)할머니는 장날때마다
(5)무랑 나물 팔아서 나를 키웠었음
(6)유치원,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나 소풍가면 항상
(7)할머니가 김밥을 싸주셨는데 밥 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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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물 밖에 없었어
(2)물론 나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지
(3)근데 초등학교 4학때 소풍을 갔는데
(4)애들 김밥이 너무 화려한거야
(5)소시지도 들어있고 단무지도 들어있고
(6)근데 또 하필 선생님이 내 김밥을 먹어 보자는 거야
(7)애들 다 앞에 있었는데…
(8)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할머니한테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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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들었어. 이게 김밥이냐고. 내가 소냐고.
(2)내가 키가 작은 이유가 맨날 풀만 먹어서
(3)그렇다고 말하니까
(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5)자기가 촌에서만 자라서 김밥이란 걸 몰랐다고
(6)라디오에 나오는 것만 듣고 만들었다고..
(7)다음에는 고기 넣어서 맛있게 만들어 주신다고
(8)약속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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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리고 그해 겨울날 빙판길에 미끄러지셔서
(2)돌아가셨어. 진짜 허무하게
(3)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더라
(4)영양실조라서 뼈가 너무 약하셨다고
(5)그리고 초등학교 5년한 나는 보육시설로 들어갔어
(6)물론 할머니 돌아가실때도,
(7)보육시설로 갈 때에도 안 울었어
(8)할머니가 항상 나보고 울지말라고 하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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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울면 어머니 아버지가 하늘에서 슬퍼하신다고
(2)그래서 안 울었어
(3)근데 신기하게 김밥만 먹을때마다
(4)눈물이나네. 진짜 신기해ㅋㅋ
(5)그래서 나는 밖에서 절대 김밥 안 먹거든
(6)아 할매 보고싶다
(7)나보고 맨날 복순이라고 하셨는데
(8)정작 가슴에 못만 박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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