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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트리플에스(triples)
(2)by 한성현
(3)고강도 트레이닝과 규격화된 공정에 힘입어 지금의 K팝은 현실과의 거리를 더욱 늘리고 있다. 탐구를 요하는 세계관과 뛰어난 퍼포먼스 능력은 아직 어릴 뿐인 청소년 아이돌을 ‘우상’으로 추켜세운다. 트리플에스는 정반대다. 뮤직비디오 속 그들은 길거리를 배회하며 춤을 추고, 숏폼 콘텐츠를촬영하며,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흘리기 바쁘다. 세 번째 유닛 러블루션(LOVElution) 또한 이런동질감 조성에 힘쓰며 더욱 뚜렷한 팀만의 개성을 마련한다.
(4)타이틀곡 ‘Girls’ capitalism’은 같은 작곡가의 작품이었던 애시드 엔젤스 프롬 아시아(AcidAngels from Asia) 유닛의 ‘Generation’을 계승하는 곡이다. 펑크(funk) 사운드에 반복적인 ‘랄랄라’를 결합한 기본 구성과 한 번 들어도 쉽게 익숙해지는 멜로디 모두 동일한데, 3분 충반대로늘어난 러닝타임에 맞춘 정석적인 팝 전개와 높아진 음정이 낳는 화사함으로 변별력을 획득했다.생소한 특수문자 앨범 제목 ‘무한’ 읽는다)과 흔치 않은 ‘자본주의’ 키워드와 달리 노래는 여전히 쉽다.
(5)이 지점이 그룹의 승부수다. 여타 걸그룹이 환상적인 비주얼 또는 실험적인 음악으로 일반 대중과의 거리감을 조성한다면 트리플에스는 시각, 청각적 요소 모두 친숙함으로 어필한다. 미흡한 가창력과 퍼포먼스 역량, “귀여운 건 이제 지루해”, “예쁜 건 다 나의 소유 등 일차원적 가사가 걸리지만 이를 수행하는 미성숙한 청소년 화자를 고려하면 오히려 ‘현실적’이라는 생각 혹은 착각을 품게된다. 완벽을 꿈꿀 수 없다면 오히려 그 흠을 무기로 삼겠다는 역발상으로 볼 수 있다.
(6)앨범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태도는 동일하다. 직선적인 팝 트랙 ‘Black soul dress’와 ‘Cry baby’,각각 덥스텝과 재즈스텝 차용으로 리듬을 부각한 ‘Seoul sonyo sound’와 ‘Speed love’, 그리고그 중간지대라 할 수 있는 ‘복합성 (Complexity)’의 구조를 볼 수 있는데, 변덕 가득한 심리나 어린 연령대 눈높이에 맞춘 가사를 부여해 타이틀곡이 제시한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철저하게 어설픈’ 전략이다.
(7)설득력은 아무래도 ‘Black soul dress’와 ‘Cry baby’ 쪽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해맑은 표정을 감추고 진지해지는 순간 어색함이 역력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음색이 묘하게 겉도는 ‘복합성(Complexity)’은 선배 그룹 오드아이써클에 더 어울릴 법한 곡이고, 지하철 2호선과 청담역을 언급하는 ‘Seoul sonyo sound’의 가사와 냉랭한 톤 사이에는 분명한 이질감이 존재한다. 음악적 시도와 캐릭터 간 우선순위 조율이 조금 더 필요하다.
(8)부족한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로 극복하는 방안에도 한계는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미숙한 이미지를 언젠가는 떨쳐내야 할 순간이 볼 것이다.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여태까지의 곡 수급 능력과기획으로 보아 청신호가 쉽게 꺼질 듯 보이지는 않는다. 다음 유닛 에볼루션(EVOLution)이 남아있지만, 이 정도면 얼추 믿고 듣는 이름이 되었을지도.
(1)부족한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로 극복하는 방안에도 한계는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미숙한 이미지를 언젠가는 떨쳐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여태까지의 곡 수급 능력과기획으로 보아 청신호가 쉽게 꺼질 듯 보이지는 않는다. 다음 유닛 에볼루션(EVOLution)이 남아있지만, 이 정도면 얼추 믿고 듣는 이름이 되었을지도. 이미지 텍스트 확인
또다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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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좋은 음악의 중심엔 프로듀서의 노력이 있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해내는 이는 결국 가수다. 욕심을당당하게 드러내는 곡 ‘The baddest’와 복고적인 댄스 트랙 ‘New look’에서 속도감 높은 보컬 기술들이 교과서적으로 깔끔하게 전개된다. 이러한 연주법은 한국의 걸그룹들이 가장 많이 쓰지만보통은 그래서 더 미숙함이 쉽게 드러나는 기술이다. 트리플에스는 이를 너끈하게 표현해내며 음량을 기계적으로 통일하지 않은 감각적인 믹싱에 힘입어 곡의 매력을 떠받친다. 이미지 텍스트 확인
(2)크레딧을 확인하지 않은 채로 음악만 들어도 K팝 걸그룹의 역사를 밀도 있게 경험해온 이들이 제작한 음반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다. 아직은 아티스트가 증명한 바가 별로 없기에잘 만든 음악이란 평가 이상의 찬사를 이 앨범에 가져다 붙이는 건 이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사운드와 완성도라면 트리플에스의 다가올 미래를 지켜보게 만들기엔 충분하다.
트리플에스 노래는 진짜 좋은거 같긴해요 멤버들이 무대만 좀더 잘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