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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어머니가 제 눈앞에서
(2)시누이 뺨을 때리셨습니다.
(3)우리 친정엄마는 매사에 조금 서투르시다.
(4)장애 등급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5)요즘 말로 ‘경계성 지능 장애’
(6)아이큐 검사를 하면 70정도 나오신다.
(7)허나 일상생활에 조금도 지장이 없이 살아왔고
(8)살림도 잘하고 엄마로서도 부족함이 없으셨다.
(9)조금 어린애 같으신것 빼곤..
(10)우리 신랑도 한번도 문제 삼은적 없고
(11)결혼할 때 반대도 없었다.
(12)시어머니는 마흔에 시아버질 여의시고
(13)혼자 세 남매를 키워오셨다.
(14)여장부시다.
(15)얼마전 엄마가 집에 놀러왔다.
(16)다같이 밥을 먹으려는데
(17)시어머니랑 시누가 갑자기 찾아오셨다.
(18)갑자기 와서 미안하다며 문을 두드리셨다.
(19)근처에 일이 있어 왔다가 뭐 좀 주러
(20)왔다며 한아름 장을 봐서 오셨다.
(21)친정엄마가 시어머니한테 말한다.
(22)”사돈어른, 제가 꼭 밥을 해주고 싶습니다.”
(23)시어머니가 대답했다.
(24)”저야 감사하지요.”
(25)엄마가 찌개에 계란말이에 잡채에
(26)이것 저것 해서 상을 차리셨다.
(27)분위기도 좋고 두 어른이
(28)말씀도 참 잘 나누셨다.
(29)그러다 시누가 계란말이를 먹다가
(30)계란껍질이 나온 모양이다.
(31)갑자기 악 소리를 지른다.
(32)우리 엄마가 어쩔줄 몰라하고
(33)시어머니는 “계란껍질은 요리하다가
(34)다 들어가니까 유난떨지 말고 먹으라” 하셨다.
(35)친정엄마가 미안하다며 물을 뜨러 가는데
(36)가슴에 비수 꽂히는 소리가 들린다.
(37)우리 아가씨 어려서 외국에서 공부했다.
(38)그래서 표현이 직선적이다.
(39)”언니, 엄마가 좀 모자라시다면서요.
(40)근데 불앞에서 칼로 뭐 자르고 요리해도 돼요?
(41)위험하지 않나?”
(42)근데 불앞에서 칼로뭐 자르요리해도 돼요?고
(43)않나?”위험하지
(44)’엄마가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모르겠다.
(45)큰소리로 한건 아니지만 거리가 가까웠으니..
(46)그 소리가 끝나자마자 시어머니가
(47)아가씨 뺨을 후려치신다.
(48)’내가 너를 이렇게 가르쳤냐고.
(49)아가씨를 일으켜 세우고선 우리 엄마한테
(50)90도로 사과하라 하시며 당신이 더
(51)미안해 하신다.
(52)”사부인 죄송합니다.
(53)제 딸이 이렇게 버릇이 없습니다.”
(54)엄마는 상황을 100% 이해 못하신듯 하시다.
(55)”사돈어른, 사돈아가씨 왜 때리셨어요.
(56)아가씨 괜찮아요?” 하신다.
(57)이럴땐 엄마가 부족하신게 다행이다 싶다.
(58)옆에 같이 밥 먹던 남편도 아가씨를 크게
(59)나무라고 나를 다독인다.
(60)그렇게 며칠이 흐르고
(61)어머니가 한번 더 오셨다.
(62)아가씨를 데리고.
(63)”언니 죄송해요. 내가 모자라다는 말이
(64)나쁜 말인거 몰랐어요. 진짜에요”
(65)웃음이 난다.
(66)아가씨 발음이 미수다에 나오는
(67)이쁜 아가씨들 같다.
(68)가족들 앞에서 뺨을 맞은 아가씨는
(69)얼마나 무안했을까..
(70)시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고
(71)남편의 마음은 어땠을까…
(72)그 상황이 어리둥절했던 우리 엄만
(73)또 어땠을까?
(74)나한테 전화해서.
(75)”아가야, 왜 아가씨 시어머니가 때렸어?”
(76)”응, 반찬 투정해서..” 라고 하니
(77)”아가씨가 미국 살다와서 그런 거야
(78)때리지 말라고 해” 하신다
(79)기분이 좋다.
(80)마음은 아픈데 그래도 참 따뜻하다.
(81)언제나 인자한 시어머니.
(82)”귀여운 아가씨.
(83)무조건 내편인 남편에 순수한 우리 엄마.
(84)내일은 아가씨 데리고 나가
(85)원피스라도 한 벌 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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