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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길동 아저씨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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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고길동 아저씨
(2)편지읽고 오열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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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안녕하세요, 고길동입니다.껄껄껄.
(2)오랜만이란 말조차 무색할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3)우리 어린이들, 모두 그동안 잘 있으셨는지.
(4)제가 ‘아기공룡 둘리’에서 동명의 역할 고길동을 연기한지
(5)4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6)그 오랜 시간을 일일이 세지는 않았으나
(7)시간은 공평하게 제 어깨 위에 내려 앉았습니다.
(8)그런데 이제 다들 제 역할을 이해한다면서요?
(9)제가 악역이 아니라 진정한 성인이었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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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뜸 30여년 전 쌍문시장에서 어떤 꼬마 녀석이
(2)어묵 꼬챙이로 저를 막 찌르면서 공격하던 일이 생각나네요.
(3)그 녀석도 이제는 저를 이해한다고 할지요?
(4)반가운 웃음과 세월의 섭섭함이 교차합니다.
(5)인생이란 그런 것입니다.
(6)이해하지 못한 상대를 이해해 나가는 것.
(7)내가 그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8)그 모든 거절과 후회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음을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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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혜안은 거부하기엔 값진 것입니다.
(2)그렇다고 행여 둘리와 친구들을 나쁘게 보지는 말아주세요.
(3)그 녀석들과 함께 한 시간은
(4)제 인생의 가장 멋진 하이라이트로 남겨져 있습니다.
(5)보고 싶다고 백 번을 말하면,
(6)보고 싶다고 천 번을 말하면,
(7)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8)이뤄지지 않을 그리움은 바람이 되어 저의 가슴을 스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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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한국에서 워터폴인가 어디선가 하는 회사에서
(2)’얼음별 대모험’을 재개봉하게 되었다며 한 마디 요청하길래
(3)”이제는 우리 사이의 오해를 풀고 싶다.”라고 관객을 향한제작은 바람을 적어 보냈지요.
(4)알고 보니 우리는 더 풀 오해가 없더군요.
(5)이제는 이해하는 사이가 된 우리, 다들 어떠신가?
(6)살아보니 거울 속에 제 표정, 제 얼굴이 비치는지.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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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3년, 한국에서는 많은 분들이
(2)90년대의 향수와 문화를 추억한다고 들었습니다.
(3)지난 날 누군가를, 어느 장소를, 그 기억들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4)그 자체로 축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5)추억하는 모두의 모습을 축복하고,
(6)추억을 통해 지나온 시간을 다시 마주하고 싶어하는,
(7)여전히 앳된 당신의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8)마지막으로 꼰대 같지만 그럼에도 한 마디 남기니 잊지 마십시오.
(9)’한 때를 추억하는 바로 지금이 내 미래의
(10)가장 그리운 과거가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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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살아야 할 세월 속정겨운 인연을 믿으며
(2)먼 곳에서 고길동,
(3)P.S. 둘리야 너가 이제 마흔이라니,
(4)2023년 5월.
(5)철좀 들었는지 모르겠구나 껄껄.
(6)철들지 말 거라.
(7)네 모습 그대로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8)말해주고 싶다. 건강해라.
(9)오래오래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가 주렴.

둘리가 40살

철들면 60이라던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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