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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진료 7개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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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진료 7개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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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신과 진료 7개월 후기.
(2)조회수 390 | 추천 17 댓글2
(3)정신과 진료를 본지 어느덧 7개월정도가 됐다.
(4)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지인에게도 미안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진료비라는 돈을 냈다는 명목하게 내말을 묵묵히 들어주던 의사에게 다 털어놓았다. 매 진료 매 시간 위태위태한 내 모습에 내 자신이 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해보일지경이었다. 마치 자랑이라도 되는 냥 선생님 저 손목 그었어요!라고 말하면 선생님은 한번 봅시다 하고 손목을 봐주셨고 매번 죽고 싶다 오늘이 마지막같다 이번달이 마지막같다 올해가 마지막같다던 내 말을 묵묵히 모두 들어주셨다. 하루는 근데 이 짓거리도 미안하다 생각이 들었다.
(5)가슴안에 큰 돌덩이가 계속 짓누르는 느낌, 병신같은게 병원인데도 의사인데도 뭐가 미안하다고 이 짓 조차 미안해야 하는지. 진료실을 나오는 그 어떤날은 내 자신이 한심하고 의사에게 미안한 거지같은 마음에 분에 차고 억울해서 엉엉 울었던 날이 있다. 생각해보면 선생님은 나에게 단한번도 죽지말라 그러지말라 말한 적이 없다. 정신과 교과서에 그렇게 적혀있는지,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충고하면 안된다고 가르침 받았는지 나야 알 바 없지만 선생님은 단한번도 나에게 죽지말라 말한 적이 없었다. 하루는 그게 너무 짜증이나는거다. 그냥 죽지 말아라 말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매시간 의사는 위태로운 내 모습이 보일때마다 다음시간에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숙제를 내줬다.나이 서른넘은 나에게 이거 해와라 저거 해와라. 무슨 생각으로 하는 행위인지 알면서도 다 죽어가는 마당에 걸어서 병원 온 것 만도 온 힘을 다했는데그냥 죽지말라 살아라 말해주면 어디가 덧나나요.
(6)시발 의사도 결국 의사일 뿐이지라는 생각으로 다음 진료에는 오지 않겠다다짐하고 병원을 나서 버스를 탔다. 집으로 향하는 동안 가만히 또 생각을 해본다. 망할놈의 생각. 생각. 무념무상이고 싶은데. 일전의 내 지인들이 힘들고 죽고싶다 할 때 그 때 나는 어떻게 행동했고 어떤 조언을 했었나? 생각해보니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죽고싶단 저 녀석한테 막상 죽지말아라 말하자니너무 자극적이고 다 꺼져가는 촛불에 후 하고 입바람 불어주는 것 같아서. 어떻게든 잡고싶은데 라는 생각에 다음 또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보내줬던그 날들. 이제야 의사선생님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그리고 또 미안해졌다. 젠장.
(7)메모장에 써뒀던 후기..
(8)다들 힘들지?
(9)저마다 사연으로 정신과 문턱 밟고 넘느라 수고 많다.
(10)행복의 의미를 다시 찾을 날 오길 빌어
(11)새로운 한 주에도 진료보러 가야하네.
(12)무슨말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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