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퇴근길 맥주 한잔.txt

(1)’퇴근길 맥주 한잔’가장 많이 취소됐던 대통령 일정
(2)대통령이 퇴근길에 광화문이나 광장시장에 가서 소주 한잔, 맥주 한잔,하겠다는 것은 대선 공약이었다. 공약이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하고 싶어 하셨다. 청와대 5년간 가장 많이 고려했던 일정이 ‘퇴근길 한잔’이었고, 가장 많이 취소됐던 것도 ‘퇴근길 한잔’이었을 것이다.취소된 이유가 일정 자체에 대한 반대 때문은 아니었다. ‘퇴근길한잔’은 대통령의 이미지(President Identity, PI) 제고에도 도움이 될 만한일정이었다. 임기 초 지지율이 높았을 때도, 임기 말 지지율이 낮았을때도, 대통령의 강점인 경청과 공감하는 모습만 국민에게 보여주어도충분히 의미 있는 일정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광화문이나 광장시장에서 ‘한잔’을 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3)일단 날짜 선택부터 쉽지 않았다. 이 일정은 ‘업무 중 한잔’이 아니라 ‘퇴근 후 한잔’이니만큼 평일 오후에 진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평일 저녁 어디서 한잔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았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퇴근이 있을 수 없고,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일어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 늘 대처해야 하는데, 자칫 국민들에게대통령이 한가로워 보일 수 있었다.
(4)게다가 1년 365일 크고 작은 ‘일’이 없는 날이 없었고, 민생과 관련한 일들은 그게 어느 날이든 심각하고, 지엄하고, 절박했다. 마음 편하게 한잔하러 갈 수 있는 날은 5년을 통틀어 며칠 없었다. 그 흔치 않은 날들조차도 매번 다른 중요한 일들이 생기곤 해서 일정을 확정하는것은 물론 확정된 날짜도 취소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