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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21분에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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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밤 9시 21분에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2)pd수첩을 보고 있느냐는 거였다.
(3)보장된 진로를 걷어찬 채
(4)선생을 하겠다고,
(5)전국에서 단 한 명의 교사를 뽑는다면 그게 내가 되면 될일이라며
(6)부모님의 만류를 뒤로 하고 호기롭게 들어선 길이었다.
(7)한 인간의 성장 과정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는 게 너무 가치있어 보여서 어쩔 줄을 몰랐다.
(8)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9)출근길에 차에 치여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할 무렵, 처음 면직을 생각했다.
(10)-엄마, 쉽지가 않다. 우리 반 애가 또 이랬어. 근데 부모가연락이 안 돼. 부모가 연락을 안 받으면 난 아무것도 못해.
(11)엄마는 아마
(12)출근하기가 싫고, 피곤하고, 면상을 맞대는 인간마다 신물이 나는 게 돈 버는 일의 숙명인데 뭐 어쩌겠니 하셨겠지.
(13)-그래도 보람이 있잖아, 방학도 있잖아, 연금도 나오겠지.아마도 나오지 않겠니.
(14)엄마는 산산조각 난 사금파리 더미에서도 보석을 찾아내는 사람이었다.
(15)나는 그에 못 미치는 딸이라 산산조각 난 꿈이 서러울 뿐인게 문제였다.
(16)그런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17)밤 아홉 시가 넘어서.
(18)밤 아홉 시는 아주 상징적인 시간이다.
(19)반드시, 지금 당장 이야기해야만 할 어떤 것을 내포한다.
(20)- 미친 것들 아니냐, 저럴 거면 학교는 왜 보낸다니, 집에서
(21)감싸고 키우지.
(22)엄마는 보기 드물게 분통을 터뜨리셨다.
(23)엄마, 내가 힘들다고 얘기했잖아.
(24)말주변이 너무 없었나.
(25)불안이 너무 높아서 삶 내내 극도의 안정을 추구해 온 딸
(26)이, 마침내절규는 순간의 투정이었나, 어스름이었나, 안개였나, 그 무이 일을 때려치우고 싶다며 내질렀던 그 모든
(27)엇도 아니었나.
(28)엄마는 그제야 말씀하셨다.
(29)- 전직이라도 할 수 있으면 알아봐.
(30)그리고 덧붙이셨다.
(31)-그냥 애들 비위 맞춰주면서 지내고.
(32)나엄마의 마지막 말는속으로 비명을 내질렀지만에
(33)그함께 비로소 부모님의 이해를 얻었다.와
(34)이 카드이직 욕구는습관처럼 치밀 때 유용하게 쓰일 거가
(35)출근을 앞둔 날이면 가끔 잠이 오지 않아 시간을 질겅질겅
(36)그때자퇴를 하지 않았더라면.
(37)차라리 수능을 망쳤더라면.
(38)다른 꿈을 가졌더라면.
(39)때수많은사만나지 않았더라면.님들을
(40)어찌할 수 없시간는어찌하,못할 때까지 곱씹다가지
(41)그 모든가정을 뭉개고 짓이겨퉤 뱉어낸 후에야 겨우 잠이
(42)뱉어낸 시간 속에는 열정 넘치던 시절도 있다.
(43)한때는 방과후모든 아이들과 돌아가며 상담을 했다.에
(44)하나와루종일한마디도않고 하교하는 몇몇 아이들지
(45)이 눈밟에탓이힌었다.
(46)학교 생활에 힘든 점은 없는지, 요즘은 누구랑 친하게 지내
(47)수업잘 알아듣고 있은
(48)요즘 최애누구이고 그는일기에 썼던 그 앨범은 무사히때
(49)잘샀는지,
(50)뭐 그런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51)옆반내 개인상담활동을 ‘긁어 부스럼’이라고 정생님은
(52)의하셨다.
(53)렇게판을 깔아주면 문제가 안 될 것도 문제가 된다는 거
(54)어느날은 교직원회의에조늦었다.금
(55)무슨일이 있선었냐는선배말씀에 나는생님들의
(56)아직 구구단못을하는 아이있가남서좀 시켰어요.
(57)라고 대답했다.
(58)그때 손사래치며 “아를유,말고 그냥 바로바로 집지
(59)에 보내어차피 안.돼.” 하선생님들을 보며던
(60)한결같이 패배주의적이던 그 태도에 진절머리가 나서
(61)나는당신들나처럼먹진 않을 거다.이
(62)하고 속으로 코웃음날리며을
(63)-아유, 그러고 싶은데 4학년이라 구구단 정도는 해야 할 거
(64)아서같
(65)하고 어색한 변명을 덧붙였다.
(66)그랬었는데.
(67)언제부터였나,
(68)아이들 사진올려줬더니 우리 아이 표정이 안 좋다, 우리을
(69)아이 사진이 별로 없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부터였나,
(70)학교체에서험학습지원주못한다는유ㅆ발로
(71)ㄴ이 되어버린 옆 반 선생님 소식을 들은 날부터였나
(72)숙제를안해딸온무랐다유로1교쫓아터
(73)와하며 학교를 뒤집어놓어?”은 그 학부모를 봤을 때부터였나,”너 몇 살너 애이야,낳봤
(74)욕이선생님의 한을한아실남겨지도한 죄로 아동학대범이 된
(75)숨들을날은터였나.
(76)교과서를 챙겨가야 한다 고 미리 안내했음에도 ‘가무 무 거 워서 애 아 빠 가 화가 났다, 학 교 쫓아가전화하실로참았 다’라한껏 선심에게방너이
(77)려걸 말던
(78)렸교다.무고
(79)을 써주던 그 학통화부터였나.모와의
(80)선은어쨌든 혼날데,데 혼내지 말아 주세요. 하는 문자가 익생우님,애리오늘늦거데숙제,못해했는긴이었나,가는
(81),준비물못가져가짓
(82)무렵숙해질
(83)생활통지표에 모 든하를 대드는’ 아이를며부정적인피드백이금되다해서시피
(84)’말대꾸두’자기주장이 확고하고
(85)다’며 글짓기를 할부터였나,
(86)’노력요함’이라는표현민의소있으니른표현
(87)으고쳐보자는 게 회의 안건으로 올라오던 날이었나,로
(88)럼도교원는명목 하에 익명에 가려진 막평가라는
(89)말을 받아내야 하던였나.
(90)나는 깎깎고이다가
(91)드디어 이 모든 일에 대처하는 법을 터득했다.
(92)교육활동사진 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난 스무 명이 동시에웃는 사진을 찍짝재주가 없으니까.오 지 이제만, 운동 장 에 서 눈 사람않는지다. 교육과정에도 없고,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가 아무 리 부족 해 보 남겨서 지도하도지 않는다.누구도 원하지 않으니까.말 아 야 한 일다. 를 읽 고 댓 글 써 주는을소소한 즐거움이지만 그건 사생활 침해니까.아이들른보는 앞 에 서 나무 랄 수 없고, 혼 남겨서은 림도 없 교과시간에고,잠시 붙잡고 있어도 안 된다니, 그냥 두자.사선 을 꽉 그 으 면 아 이 의 자 존까 별표로 해볼까? 그럼 좀 낫나,
(93)활
(94)함박눈만들
(95)기본여
(96)일기도쓰
(97)자
(98)도를되며반,성문
(99)틀무너진다니감이
(100)근데. 틀린 걸. 틀렸다고 하지. 어쩌란 거지?
(101)때로 솟치는의문과 분노를 재우면외에는 아무것도 하 않는 선생이 되기로지
(102)정해진 수했다.난
(103)게 함 사 의 구 덩 같은 이 지옥에서 나는 한 발자이국도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정수
(104)세상은명감선생이라는혀를고선생대 의끌차겠지만
(105)사실 이것이야백시분이다.
(106)에는서찢친구를 때리고고
(107)수업시간에 음담늘어놓고패설을
(108)규칙어기는 아이를 칭찬만으로 교육할 능력이 없으니
(109)내 모든말행동잠재적으학대될
(110)아에겐’학들을지도할 권한이 없으니까.대’하면서
(111)없권쥐사명감을 불태울 만큼 용감하지도,고
(112)멍청하지도 않으니까.
(113)이토록러나게도교임의문제 없이 흘러간무심담한실은
(114)우습
(115)마다 특별한 과외 활동이나 매일 수다를 떨듯 이어가던 일기 검사,하교 후에 제티 한 잔 을 주면서 나누 학교생활 상담,던남 아 서 머 리 를 싸 맨 채 보충에 게 마 이 쭈나 건네 주 “다른 친며웃는 학생의 모습같이계절
(116)타
(117)이비밀이야!” 할 때 빙그레들한텐푼
(118)내가 교사가 되고 싶었던 거의 모든 이유가 사라졌지만
(119)처참하게도 나는 충실한 선생으로 기능하고 있다.
(120)여전히 철마다,교직의 고리는한 거 지,
(121)잡았을 누어.하 자조적인 농담이나는점칼투자를 잘협이라잖니,
(122)면서.
(123)킬면서
(124)해답도 열정도 없이 그럭저럭 산다.
(125)이렇게흘나로 살 다 보 니 가끔은몇 년째 별 탈이 없냐며 칭찬도 듣는쩜
(126)님교실은
(127)러므로정는어말찌수할 ‘자는 연재 같은 학해’와계속 할 지도 모르 겠다.
(128)부모만날를이까지는일
(129)그러나 어떤 권한도,무 보호막도 없으면서’우 학 부모 금 이 나 받아먹고사는’ 주제에교육히 을 꿈꾸는 교사 는언젠가 추락할지도 모르겠다.
(130)세
(131)뭐한 걸 더 해주 겠 다고,뭐 얼마나 엄청난 세상을 보여주겠다고,얼마
(132)아이들 주렁주렁 열기구을태우에 오르는 교사는고장 곳에서, 가장 아프게 떨 어 질 지 모를 일도
(133)어쩌면높
(134)그러나 그것 역시 내 얘기는 아닐 거다.
(135)나는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마침내 아 무 문제 도 없 선생이 됐으니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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