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마친 심정은.
“선수들이 다 잘 준비했는데, 준비한 만큼 실력 발휘를 못 해서 아쉽다. 선수들이 잘해줬고, 감독님도 선수들에게 맞춰줬다. 주장을 맡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 제가 부족한 탓에 선수들을 잘 이끌지 못해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래도 후배들이 최선을 끝까지 다 해줘서 고맙다. 저는 이제 끝났다. 코리아 유니폼 입는 건 마지막이다.”
-앞으로 한국 야구가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선수들이 부담을 떨쳐내는 게 제일 큰 과제다. 준비과정도 경기도 최선을 다 했다. 이기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선수들에게 제일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나도 긴장했고, 선수들도 긴장했다. 긴장감 속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니까 그런 부분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수들끼리 어떤 얘기를 나눴다.
“나도 고맙다고 했고, 감독님도 고맙다고 했다.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줘서 미안했다. 선수들은 더 잘해서 경기 결과를 보여주길 바란다. 한국 야구가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다음에 나와선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5년 국가대표 경력을 돌아본다면.
“막내로 대표팀에 왔을 때, 어렸을 때는 중압감이라는 게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선배님들과 야구 한 게 기억이 많이 난다. 내가 좋은 선배가 되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못해서 좀 그렇다.”
-국가대표 유니폼은 정말 마지막인가.
“제가 대표팀에 뽑힐 때마다 성적이 좋아서 기분 좋았는데 부담도 됐다. 저보다 좋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내 나이도 있고, 젊은 선수들이 잘할 거라 생각한다. 내려올 때가 된 게 아닌가.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이어) 두 번 연속 성적이 안 좋았다. 내가 못하게 됐다면 다른 젊은 선수들이 잘 이끌어가지 않을까.”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많은 분들이 응원도 해주시고 찾아와주셨다. 우리가 못해서 실망도 했지만 야구장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글쎄요. 팬분들보다는, 저희가, 제가… 대표팀에 많이 나오셨던 선배들로부터 (이번 대회 부진에 대해)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아닌(대표팀에 있지 않은) 분들이 (대표팀을) 되게 쉽게 하시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아쉬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