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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열광했던 마약 포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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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에서 가장 비싸고 유명한 종류인 코카인은 원래 남미의 페루와 볼리비아가 원산지인 코카나무의 잎사귀에서 추출됩니다.

이 코카 잎은 잉카 제국 시절, 두개골 절제 수술을 하는 환자를 위한 마취약이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꾼들을 위한 일종의 강장제로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1533년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 군대가 잉카를 정복하고 나서, 코카잎은 그 효능이 유럽인들에게 알려졌는데, 한참 세월이 지난 후인 1855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가에트케가 코카 잎에서 마약 성분인 코카인만 추출하는데 성공하면서, 코카인은 유럽인들에게 피로를 잊고 기운을 내게 해주는 강장제로 널리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1863년부터 1914년까지 전 세계가 열광했던 포도주인 마리아니 와인이었습니다.

코르시카 섬 출신인 프랑스 화학자이자 약사인 엔젤로 마리아니는 1863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마리아니 와인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 마리아니 와인은 알콜 도수 10%에 코카인 8.5%가 들어간 적포도주였습니다.

마리아니는 이 포도주가 피로를 풀어주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강장제라고 선전했는데, 그의 말처럼 이 마리아니 와인을 한 번 마셔본 사람들은 코카인의 진통과 중독 효과 때문에 깊이 빠져들었고, 마리아니 와인은 순식간에 날개 돋친 듯이 세계 각지로 널리 팔려나갔습니다.

마리아니 와인은 당시 세계 각국의 유명 인사 대부분이 즐겨 마셨는데,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비롯하여 우주 전쟁을 쓴 소설가 H.G 웰스와 프랑스 대문호인 에밀 졸라, 쥘 베른에 로마 가톨릭 교황인 레오 13세와 미국의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 및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도 있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만 잤다는 발명왕 에디슨은 마리아니 와인을 마시면서 피로를 풀었고, 미국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남북전쟁 때 입은 부상의 고통을 잊기 위해 매일 마리아니 와인을 마셨습니다.

또한 교황 레오 13세는 마리아니 와인의 맛에 감동하여 이 와인을 “인류의 은인”이라고 극찬하면서, 마리아니 와인을 만든 엔젤로 마리아니한테 황금 훈장을 선물로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리아니 와인이 인기를 끌자, 이것을 모방한 상품들도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코카콜라였습니다.

1886년 5월,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인 존 펨버턴은 콜라 나무 열매 가루와 코카인을 섞어 만든 음료수인 코카콜라를 발매해 팔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코카콜라는 코카인과 콜라 열매 성분이 포함된 포도주여서 이름도 프렌치 코카 와인이었으나, 마침 애틀랜타에서 술을 팔지 못하는 금주법이 통과되는 바람에 팸버턴은 포도주를 빼버리고 대신 이름을 코카콜라로 바꿔서 팔았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초에 들어서 코카인이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마약이라는 국제의학계의 발표가 나오면서, 코카콜라는 1903년 코카인을 모두 빼내어 버리면서 카페인의 양을 잔뜩 늘린 지금의 탄산음료로 바뀌어서 출시되었으며, 마리아니 와인은 결국 1914년 제조가 중단되어 사라졌습니다.

원조 상품인 마리아니 와인은 지금에 와서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모방 상품인 코카콜라는 현재 전 세계를 석권하는 초거대 음료수가 되었으니, 역사의 행방은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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