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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교 몇 등까진 해야된다 정해둔 게 있고
(2)아이도 항상 제가 만족스러울 만큼의 등수는 아니지만
(3)혼내야 할 정도는 아닌 성적을 받아왔어요.
(4)전교 10등 안까지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5)1등은 못 하지만 8~9등 받아오는 식으로.
(6)말도 잘 듣고 착한 아이였는데
(7)어느 날 뜬금없이 배우가 되고싶다고 하더라고요.
(8)몇 년만 있으면 대학교에 갈 나이인데
(9)제가 계속 반대하니까 반항을 하는건지 성적같지도 않은 성적을 받아왔더라구요.
(10)아침에 학교에 갈 때 아이에게 ‘밤에 잘 생각 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11)그 날 밤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12)휴대폰도 꺼 놨고 친구 집에 있는 걸 알고 있어서 직접 집으로
(13)들어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14)3일 후 밤 9시쯤 쭈뼛거리며 집에 왔습니다.
(15)얼굴을 보니까 너무 화가 나서 오자마자 때렸어요
(16)두 시간 정도 때렸습니다.
(17)아이가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18)도망가는 걸 몇 번 잡아끌어서 때리는 바람에 윗 옷이 늘어났습니다
(19)자꾸 주저앉으려고 해서 저도 힘드니까,일어나라고 했을 때바로 일어나지 않으면 뺨도 때리고
(20)술에 취한 건 아니었지만 화가 나서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21)잘못했다고 몇 십 번은 말했지만 들리지 않았습니다
(22)피멍 때문에 지금은 병원에 입원해있는데 하루종일 말을 거의 안 하는데, 가끔 할 땐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고,말을 못 알아듣게 이상하게 해요
(23)제가 심했던 것 같아요.
(24)너가 자꾸 도망가려고 해서 그랬다 얼굴 때린 건 미안하다고사과를 했습니다.
(25)다 때리고 나니까 지금 와서야 보이네요.
(26)매를 들고 있는 제 오른손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방어하려
(27)고 팔을 움찔하는 모습이나
(28)무릎꿇고 비는 모습이나
(29)그 때의 표정
(30)모두 아이의 처음 보는 모습들이었어요.
(31)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었는데
(32)어떻게 해야 아이가 제 마음을 이해하고
(33)다시 예전처럼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할 수 있을까요
(34)일이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공부가 뭐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