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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어머니를 뵙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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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속마음 털어놓을 곳도 없고 해서 혼자 주저리주저리 끄적여봅니다.
글이 길어질거 같으니 장문 싫으신 행님들은 뒤로가기 해주셔요.
=
89년에 태어난 난 돌 지나기 전에 이혼으로 친엄마와 헤어짐.
이 후 재혼으로 날 아기때부터 10년 넘게 키워주시다 14살 무렵 다시 또 이혼으로 헤어진 새어머니가 계심.
(새어머니도 전남편과 이혼 후 재혼한 분)
나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그 분이 친엄마인줄 알고 자랐다.
또한 어릴 적, 나를 향한 그 분의 잔소리와 훈계가 싫기도 했다.
집이 엄청 가난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그 분은 내게 친어머니와 다름없는 분이었다.
친아들이 아님에도 늘 아침 등교시간에 아침을 챙겨주셨고, 치근덕 거리는 걸 좋아하는 나의 애정표현을 다 받아주셨다.
내가 그 분의 젖을 물었던 유아시절 기억도 있다.
그 분과 살 던 당시에는 난 교우관계도 매우 좋았다.
하지만 아버지와 시도때도 없이 싸우시더라.
싸울 때마다 집나가는게 특징인 아버지는 날 데리고 나갔다.
그 때는 몰랐다. 왜 날 데리고 나갔는지를..
결국 14살에 이혼으로 그 분과 헤어졌다.
하지만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음에 철없던 나는 맘대로 행동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16살부터 거의 혼자 지내다시피하고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다.
뇌전증도 발발하였다.
17살 무렵에는 사대부고에 진학했으나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고,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다가 자퇴했다.
같은 해에 손세차장에서 알바하며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하지만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 난 집에서 공부도, 장래희망도 없이 허송세월만 보냈던거 같다.
아무도 주변에서 바로잡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미래준비나 이 시기에 뭘 해야하는 때인지 몰랐던 것 같다.
그렇게 사회 부적응자로, 뇌전증 환자로, 이직만 엄청 했던 것 같다.
늘 아버지를 원망했다.
이 후 성인이 되고 나보다 7살 많은 누나가 얘기해주더라.
친엄마가 따로 있다고..
근데 친엄마의 재혼한 남편이 상당히 가부장적이고 전남편과의 슬하에 딸(내누나)만 있고 아들은 없는 것으로 알기때문에
내가 따로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라하더라.
엄마 손길이 무척 그리웠던 나는 참았다. 친엄마를 나중에라도 만나면 날 끌어안아줄 것 같았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누나 집에 친엄마가 왔고, 나도 처음 실물을 봤다. (누나와 닮았더라)
근데… 이 때 친엄마의 행동을 보고 난 깨달았다. 역시 낳은 정 보다는 기른 정이라 했던가…
난 너무 기뻤는데 친엄마는 당시 내 앞에서 애니팡(게임)만 하면서 누나랑 대화하며 재혼해서 낳은 아들얘기만 하더라.
또한 누나는 나보다 생일이 하루가 빠른데(하루 차이), 누나 생일 날에 친엄마가 “우리딸 생일 축하해^^” 라는 문자를 보낸걸 보게되었다.
내 평생 들어보지 못한 따뜻한 말이었다.
혹시 다음날(내생일) 나한테도… 어깨넘어라도… 생일축하해줄까 기대했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없었다…
너무 슬펐다. 지금도 그때 그 감정이 올라온다.
마치 친엄마 머릿 속엔 나란 놈은 없는거 같았다.
새엄마가 보고싶었다.
평소 무서웠던 아빠에게 어느날 어렵게 물어봤다.
“누나한테 들었어요. 요즘까지도 가끔 새엄마랑 연락 주고받으신다면서요. 혹시 저도 연락드려도 될까요?”
돌아온 아버지는 딱 한마디 하더라.
“쓰잘떼기 없는 소리하지마!!”
방에서 펑펑 울었다…
지금까지도 단 한 해도 새엄마를 잊어본 적이 없다.
맘같아선 흥신소라도 써서 새엄마를 찾고 싶었다.
그렇게 나이가 먹고 난 정말 악착같이 살았던거 같다.
장인, 장모 없는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원룸부터 투룸 지금은 25평 집에 살며 결혼 7년차를 맞았다.
지금도 7살 2살 딸아이를 두고 매일매일 난 절대 아빠같은 인생을 안살겠다고 죽을 각오로 살고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내 팔자를 되물림하기 싫었다.
무일푼의 월세방을 시작으로 뇌전증도 수술로 극복하고 공장에서 교대근무하며 일하던 내가 어느덧 개인사업을 하며
수입도 외벌이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올랐다.
또한 노력한 덕분인지 딸들도 정말 밝고 해맑게 자라고있다.
아직도 새엄마가 보고싶다…
만나서 손잡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죽기 전에 만나뵙고 딱 이 한말씀 드리고싶다…
맛있는 식사 한 번 대접해드리고 무릎꿇고 감사하다고 내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이름 : 송창선. 57년생. 90년대~2000년대 초반, 전주에서 거주. 슬하에 70년대후반~80년대초반의 친아들 서상현씨 있음.
내가 아는건 이게 전부다…
어머니… 어머니가 키워주신 덕분에 저 지금 정말 열심히 살고있습니다.
꼭 한 번 뵙고 감사인사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보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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