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데, 여기저기서 혐오를 부추기는 듯한 글이 많아
너무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에 가입해서 글 올립니다..
일단 저는 29일 7시부터 10시쯤까지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단풍나무집(메인 거리) 앞에서 한 번 압사 사고가 날 뻔했고, 이후에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것 같아 무서워서 친구와 집에 돌아갔습니다.
몇 가지 짚고 넘어 가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1) 유명인을 보려고 몰려들어 사고가 났다
>> 지도에 BJ라고 표시한 장소에 BJ케*, BJ도* 등 3-4분이 오신 걸로 압니다.
메이크업 장사? 하시는 분들 등과 함께 나무 무대 같은 곳에 올라가 있었고 제가 저 길을 빠져나올 당시 비제이분들 바로 앞쪽에 도달해서야 유명인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분들 보려고 멈추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다 같이 골목에서 떠밀려 내려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그때 저분들을 보겠다고 버티거나 밀치고 들어간다거나 하는 사람들 없었습니다. (사진에서 뒷통수가 많이 보이는데 보려고 멈춘 게 아니라 다들 떠밀려가면서 그 쪽을 본 거에요)
그리고 중요한 건 저곳도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사고 발생한 골목과 다른 골목
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명인 때문에 발생한 사고는 아니라고 봅니다.
2) 구급차가 줄지어 있는데도 사람들이 클럽노래를 열창했다
>> 영상은 사실이지만 장소는 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사고 발생 지점과 어느정도 거리가 있었고 또 건너편입니다.(위치가 확실하지 않아 두곳으로 표시했습니다)
이태원 자체에 사람이 너무 많아 옆건물에서조차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구급차, 소방차들이 줄지어 왔다고 해도 건너편에서 사람이 죽는 사고가 났다고 생각 못 했을 거에요.. 차들이 서 있어도 그냥 정체되어 보였을테니까요. 또 그 차들에 가려서 그 건너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더욱 몰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 경찰이 귀가요청하는데 사람들이 오히려 욕을했다
그런데 배경의 식당을 보면 지도에 표시해 놓은 술탄케밥이라는 가게이고 이곳 역시 사고 현장 건너편입니다.
사람들이 술 마시고 모여있던 장소는 이태원퀴논길 라인 및 지도에 짤린 보광로60길 쪽이며, 이쪽에 계시던 분들 또한 무슨 사고가 났는지 모르고 그런 반응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큰 거리 나오고 나서야 무슨 일인지 조금씩 파악하셨겠죠,,
정리하자면
1) 유명BJ가 온 장소는 다른 골목이다.
2) 섹스온더비치 영상이 찍힌 곳과 뉴스 보도에 나온 귀가 요청 상황은 사고 현장 바로 옆이 아니었고, 당시 상황을 염두해보면
영상 속 사람들은 사고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3) 이태원 상황 자체가 옆가게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은 상황이었다
입니다..
또, 토끼머리띠를 한 남자 무리가 밀어서 이런 사고가 났다는 말이 있는데 그 사실에 대해 저는 알지 못하지만,
저 무리 뿐만이 아니라
제가 압사 사고를 당할뻔 했을 때도 그렇고 그런 정체 상황 속에서 뚫고 나가겠다고 사람들 밀치면서 뚫고 나가려는 사람들 때문에 난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뚫지 못해서 거기에 다들 가만히 있던 게 아니잖아요….
웃으면서 밀어 제끼는 그 얼굴들이 아직도 생각이 나고 소름끼칩니다…
글에 쓴 분들 및 악마같은 말들을 한 사람들을 옹호하기 위해 쓴 글은 절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자극적인 영상과 글들의 단면만 보시고 더 분노하고 마음 아파하시는 것 같아
그 일들이 더 와전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게 됐습니다.
저는 사고 당시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조금만 더 늦게 나왔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몰랐던 일이고,
지나가면서 봤던 사람들, 같이 사진 찍은 사람들 생각과 압사 당할 뻔했던 상황 때문에
친구와 저는 정신적 충격이 많이 큽니다…
글솜씨가 없어 두서없이 썼지만
이 날 사고에 대해 이해하기 힘드시더라도
사망자 분들, 사망자의 가족 및 지인분들, 현장에서 구조하셨던 분들, 사고 장소에 계시던 분들을 위해
지나친 비판이나 욕설은 삼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