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에 관한 흔한 오해들을 풀어보자.

회를 먹을 때 자연산이 더 맛있다, 양식이 더 맛있다, 비오는 날 회를 먹으면 안된다, 회는 살아 있을 때 먹으면 맛있다 등.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은데요. 과연 어디 까지 사실일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1. 자연산이 더 맛있다.

요즘은 양식 기술이 발달해서 양식도 자연산 만큼의 맛 퀄리티가 보장됩니다. 그렇지만 제철 자연산에 비빌만하진 못하겠죠?
그런데 자연산은 약간 도박의 느낌이 강합니다. 자연산인만큼 애네들은 먹이를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즉 알아서 생존해나가야 하죠.
먹이를 잘 구해 먹은 제철 생선은 살도 오르고 기름이 져서 맛있지만 그렇지 못한 애들은 별로 맛이 없습니다.
그래도 간판은 제철 자연산이기에 비싸게 팔리죠. 그런데 이건 육안으로 어느 정도 구분 가능합니다.
제일 문제는 수조에 가뒀을 때인데요. 자연산을 잡았으면 수조에 가둬 놓고 전시해 놓고 팔아야 하잖아요.
2 ~ 4일 수조에 있었던 제철 생선은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의 영향을 받습니다. 먹어보면 되게 퍽퍽 할 거에요. 그런데 먹어보기 전 까지는 모르니 제철 자연산이라고 비싸게 사서 먹어야 알겠죠.
잘 골라서 먹으면 양식이 비빌만 못하지만 눈썰미가 없다면 도박에 가깝습니다. 뭐… 양심 있는 업자들이 많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요.
결론은 자연산 잘 사 먹을 자신 없으면 양식이 낫다, + 제철 생선 아닌 수산물 먹으려면 당연 양식이 낫다.
2. 회는 살아있을 때 바로 회 처먹어야 맛있다.

이것도 반론이 거셉니다. 오히려 살아있을 때 먹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죠. 이것은 숙성 회가 맛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래도 회를 쳐서 냉장고에 몇 시간 숙성 시켜 먹으면 또 그만한 맛이 없죠.
외려 살아있는 거 바로 회 쳐 먹으면 사후 경직이 일어나지 않아서 육질이 좀 질길 겁니다.
식당에서 바로 잡은 생선을 회로 쳐서 주었을 때 먹고 질겨서 실망하신 분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건 대부분의 식당이 천편일률적으로 회를 비슷한 크기로 썰어서 그렇지 사후 경직이 일어나지 않은 회는 얇게 썰어 먹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물고기를 바로 얇게 회 쳐 먹으면 숙성회와는 다른 회의 매력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그런 분들 중에는 외려 숙성회보다 낫다는 분도 계십니다.
결론 – 어느 것이 더 낫다기 보다는 취향의 문제
3. 비 오는 날 회 먹으면 안된다.

이건 유사 과학의 기반을 둔 이야기도 있고 진짜 과학에 기반을 둔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가 오니 습도가 높아지고 세균이 많아져서 회가 부패한다는 것인데요.
사실 세균 번식은 온도와 시간이 결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기 습도는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런 말이 생겨난 배경이라는 썰이 하나 있는데요.
옛날에 비가 오면 고기잡이 배가 나가지 못했고 그러면 식당에는 당일 잡은 신선한 물고기가 없으니 오래된 물고기를 팔아야만 합니다.
오래 됐으니 당연히 맛이 떨어지겠죠? 그래서 비가 올 때 회 먹지 말라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는 썰입니다.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재미있는 추론입니다. 뭐… 요새는 양식이 활성화 되었으니… 옛말이 된 거죠.
진짜로 과학적인 추론이 있는데요. 비가 오면 공기의 밀도가 높아져 평소보다 냄새가 잘 맡아지게 됩니다. 즉 후각이 예민해지죠.
비가 올 때 평소보다 흙냄새가 잘 맡아졌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식당을 가면 건물 자체의 퀘퀘한 냄새, 사람 냄새, 생선 비린내 등이 겹쳐 나고 이런 냄새가 나니 당연히 식욕이 떨어지겠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회 맛을 잘 못 느껴 맛없다고 느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새 에어컨도 있고 습기 제거하는 가전제품도 있으니 이것도 옛말이죠.
결론 – 전부 옛말이다.
4. 생선에 레몬을 뿌려 먹어야 한다.

생선에 레몬을 뿌려 먹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진 분들이 더러 계시더라구요.
비린내를 잡겠다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의식 같은 건데요. 사실 신선한 회는 비린내가 나지 않습니다.
비린내가 난다면 그것은 신선하지 않는 회를 준 것이니 레몬을 생선에 뿌리기 보다 상인의 눈에 뿌리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레몬을 뿌리면 외려 생선회의 맛을 떨어뜨리는데요.
레몬은 산성이니 생선 회가 산화 해버립니다.
레몬을 회에 뿌려두고 친구들과 신나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회가 하얗게  산화 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식감이 되게 안 좋아져서 회를 씹을 거 친구들에게 씹힐 수도 있으니 지양하는 행동입니다.
비린내 잡겠다는 이유 말고도 회에 산뜻함을 더해 주려고 넣기도 하지요.
그럴 때는 그냥 개인적으로 뿌려 드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본인 간장에 섞어 드셔도 좋습니다.
결론 – 탕수육도 부먹 찍먹을 따지는데 회에도 따지자.
이것으로 회에 관한 오해들을 풀어보았습니다. 다들 여름인데 회 조심해서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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