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소매절제술 받은 입장에서 다이어트가 노력인지 딱 말해준다

위소매절제술 받은 입장에서 다이어트가 노력인지 딱 말해준다

정답은 “무의미한 노력”이다

나 같은 경우엔 최고 체중이 140kg까지 나갔었다

왜 그렇게까지 쪘는지는, 워낙 어려서부터 비만이었기에 나도 잘 모른다

아버지 말로는 이혼으로 어머니와 따로 살게 된 후부터 불쌍해서 맛있는 거라도 잔뜩 먹이면서 키우자 했던 게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후회가 된단다

암튼 수술을 결심하기 전에는 평범하게 운동이나 식이로 다이어트를 시도했던 적이 있고 실제로 85kg까지 성공적으로 감량했었다

즉 살을 뺄 의지 자체가 없었던 건 아니다

문제는 빼는 것 자체가 아니라 유지에 있다

나처럼 고도비만 환자가 단기간의 고강도 식이와 운동을 통해 감량을 하는 경우는 통계적으로 95%가 본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요요를 겪는다

즉 고도비만인이 수술 외적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더라도 그게 유지될 확률은 5%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유지하는 것보다 빼는 게 더 힘들 텐데, 왜 기껏 감량해놓고 도루묵이 돼버리는 걸까?

그건 급격한 감량이 체내의 대사구조를 완전히 바꿔놓기 때문이다

오랜기근 비만인으로 살았던 초고도비만 환자에게 다이어트라는 건 일종의 ‘기아’ 상태로 작용한다

따라서 몸은 계속 굶으며 언젠가 음식이 수중에 들어오기만 한다면

최대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더 많은 식욕을 느끼도록 체질을 바꿔놓게 되고 따라서 한번 고삐를 놓치는 순간 요요가 오는 것이다

이렇게 요요를 한번 겪은 사람은 앞서 말한 체질의 문제도 있고 기껏 이뤄놓았던 것에 대한 허탈감도 있어서 다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게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몸은 점점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뀌고 많은 사람이 체념하게 된다

이건 타고난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신경정신과적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병적인 상태다

괜히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비만 대사수술을 건강보험 처리해주는 게 아니다

통계가 증명하고 국가가 공인한 질병인 거다

암튼 나는 약도 먹고 pt도 해봤지만, 전부 요요를 겪은 끝에

이러다 30대에 혈압으로 뒤질듯?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대사수술을 결심했는데

비만 대사수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1. 위밴드수술

2. 위주름성형술

3. 위(소매)절제술

그밖에도 위 우회술이라든다 이것저것 있는데 일단 셋만 설명하자면

먼저 위밴드수술은 이름 그대로 위에 밴드를 조여서 물리적으로 음식을 많이 못 먹게 하는 거다

위를 조여놨으니 당연히 과식을 하게 되면 불쾌감이나 통증을 느껴 수저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

고 신해철씨가 받은 수술이기도 하고, 이게 문제가 뭐냐면 결국 몸속에 이물질을 넣는 것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 식욕 자체를 줄여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통이고 뭐고 본인이 계속 먹어대면 조여진 위에도 부담이 온다

다음으로 위주름성형술은 밴드가 아니라 위 자체에 주름을 잡는 성형을 해서 위의 공간을 줄이는 거다

대체로 위밴드수술보다는 속이 편하고 부작용 위협이 적다

마지막으로 위절제술이 초고도비만환자에게 현재 가장 각광받는 수술인데 위소매라는 부분을 싹둑 잘라내서 위를 바나나모양으로 만드는 거다

뭔가 단순무식해보이지만, 이 수술의 장점은 단순히 위가 작아질뿐 아니라 실제로 식욕 자체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식욕은 뇌에서 통제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분비한 호르몬 만큼 정해져있는 거다

위를 많게는 80%까지 잘라내는 수술을 통해 당연히 식욕도 그만큼 줄어든다

식도락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여전히 치킨, 피자를 좋아하고 배고프면 존나 먹고 싶다

단지 적은 양만으로 만족하게 될 뿐이다

이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여타 수술과 달리 자신의 식욕이 억눌리지 않는다는 점에 있는 듯하다

실제로 나도 수술을 받은 뒤에야 평생 내가 느껴온 식욕이 과도하고 불필요한 병적인 상태였다는 걸 깨달았다

흔히 비만이라 하면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엔 정말 나쁠 때는 밤에 맨밥이라도 씹어먹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로 늘 공복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맨밥이 맛있어서 먹었을까?

지금은 70kg 중후반 정도로 평균보다 살짝 많이 나가는 정도로 유지 중인데 옛날 사진을 보면 저러고 어떻게 살았나 싶다

고도비만환자 보고 의지 부족이니 뭐니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체중 1/3이상 감량하고 장기간 유지한 극소수의 전 초고도비만 환자 아닌 이상 걍 본인이 겪어본 적도 없는 상태에 대해 좆대로 떠들며 돼지들 약올려보고 싶은 철부지 새끼들에 불과하다

본인 의지로만 정상체중으로 감량이 가능한 초고도비만은 5%에 불과하다는 게 통계로 증명됐으며 니가 그 5%에 속하지 않는다고 니 잘못인 게 아니다

할일은 간단하다

본인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위를 칼로 썰자

수술비 본인부담 300밖에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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