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발바닥이.
농구인의 주적, ‘족저근막염’이 제게 찾아온 지 벌써 6개월.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코트의 야생마처럼(최소한 제 마음속에선) 속공을 진두지휘하던 포인트 가드였는데,
이제는 방구석에서 농구공만 만지작거리는 신세가 되었네요.
다 나은 것 같아 운동화 끈을 묶으려다가도, 그 특유의 찌릿한 통증이 도질까 봐 다시 주저앉기를 수십 번.
족저근막염, 이거 생각보다 훨씬 무서운ㅜㅜ
마흔 살 되던 해, 아내와 병원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걱정 가득한 얼굴로 아내가 의사 선생님께 일렀죠.
“ 남편이 곧마흔인데도 아직 농구를 너무 열심히 해요. 좀 말려주세요!”
그때 의사 선생님의 그 무심하고도 한마디가 아직도 귓가를 맴돕니다.
“그냥 두세요. 어차피 곧 어디 하나 망가지면, 하지 말라고 도시락 싸 들고 쫓아다녀도 못 합니다.”
아. 선생님, 그 예언이 이렇게 빨리 적중할 줄은.
그게 제 발바닥일 줄은 더더욱요.
발이 묶이니 깨달은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예전엔 동네 코트에서 요지부동으로 서서 슛만 쏘던 ‘고인물’ 형님들을 보며 ‘농구는 뛰는 맛인데.’라고 생각했음
그런데 제가 막상 못 뛰게 되니 확실히 알았음
그 형님들의 기막힌 슛 도사급 적중률은 실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처절한 진화의 결과였다는 것을.
포인트 가드인데 뛰지를 못하니, 이제 저도 강제로 ‘슈터’ 전향을 고려해야 할 판.
그런데 문제는. 제 슛은 아직 ‘전향’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됨
다시 코트 위에서 마음껏 레이업고 컷인을 올릴 수 있는 날이 오긴 올지 ㅜㅜ
‘안 뛰고 농구하는 법’ 좀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