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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게임할때 낭만을 잃고 효율충이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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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크게 세가지 네트워크 구조가 있음.

살리언스 네트워크,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 집행-통제 네트워크(ECN)임.

게임 커뮤니티니까 게임에만 집중해서 말해봄.

살리언스 네트워크는 상황에 따라 DMN과 ECN 둘 중 어떤 모드로 동작 시킬지 선택하는 역할을 함.

ECN은 지금 당장 해결해야할 외부 과제가 있을때 활성화됨.

0.1초 단위의 빠른 반응 속도가 필요할때와 자원, 스킬 쿨타임, 적의 위치 등 동시에 고려해야할 정보가 많은 복잡한 의사결정이 필요할때와 행동에 대해 즉각적인 시청각 보상이 주어질때와 익숙하지 않은 보스 패턴을 파악해서 대응법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가장 강하게 자극되는 회로임.

DMN은 반대로 외부 자극이 느슨해지고 내면의 시뮬레이션이 돌아갈때 활성화됨.

뇌 빼고 하는 반복적인 단순 몬스터 사냥과 자원 파밍 작업을 할때,

당장 조작할 것은 없지만 문명이나 체스, 바둑처럼 장기적으로 전략을 짜거나 미래 예측을 할때,

목적지 없이 풍경을 구경하거나 캐릭터의 감정에 이입할때,

정해진 답 없이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설계하고 창조할때,

그런데 게임회사가 ECN만을 자극하면 문제가 생김.

풍경을 감상하거나 NPC와 대화하는 시간은 모두 시간 낭비가 되고,

모든 동선은 최단거리로만 고정되고, 목표와 스킬 쿨타임 같은 것만 쳐다보고,

대사나 스토리는 모두 스킵하고 오직 뭘 눌러야 적을 녹이는가에만 집중함.

뇌가 ECN으로만 돌아가면 쉴틈 없이 외부 정보를 계속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금방 지침.

오픈월드가 있어도 내 캐릭터 주변과 미니맵만 봄.

결국 고강도 노동과 복잡한 기계 조작이 되고 모험의 설렘이 사라짐.

흔히 ‘기가 빨린다’라고 표현함.

DMN이 개입되지 않고 ECN만을 자극하는 게임들은 오직 화면에 뜨는 신호에만 반응하는 기계적인 플레이만 반복하게 됨.

창의적인 공략이나 나만의 스타일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에서 나오니까.

그래서 게임이 금방 단조로워짐.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ECN을 강하게 자극하는 게임들은 캐릭터나 세계에 대한 애착 형성도 약해서 IP사업도 잘 안되고, 더 높은 자극을 주는 다른 게임이 나오면 미련 없이 떠남.

주로 자극적인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나 보상만을 위해 끝없이 전투만 반복하는 게임들이 ECN을 독점함.

하지만 게임회사가 DMN 위주로 자극하는 게임을 만들면 이런 게임이 나옴.

경쟁과 컨트롤의 압박이 없어서 과부하된 뇌를 쉬게 해주고, 느린 호흡으로 서사를 떠라가며 심리적 위안을 줌. 실제 명상할때랑 똑같은 효과.

‘만약 이 세계가 이렇다면

정해진 목표가 존재하지 않을때 스스로 놀이법을 만들게 되는게 인간인데, 이게 창의적 천재성을 발휘하게 만듬.

게임이 던지는 추상적 질문에 대해 철학적 고민을 하게 만듬.

캐릭터의 감정에 이입해서 게임 속 사건을 내가 겪은 것처럼 내면화함.

그렇다면 ECN 위주로 자극하는 게임에서 DMN을 자극한다면 어떻게 바뀌는가.

강제적인 목표를 제거해야 함. 뭘 잡아라, 뭘 모아라 대신 ‘그냥 이 세계를 돌아다녀보세요’.

화면을 가득 채우던 난잡한 UI를 최소화.

경쟁말고 NPC나 다른 유저와의 사회적 유대감을 강조함.

플레이어의 감정을 게임과 연결시키거나 철학적 가치관과 도덕적 선택을 하게 만드는 서사적 장치를 배치함.

근데 ECN 위주의 자극에 길들여진 유저들에게는 명확한 보상이 없어서 동기부여가 힘들 수 있는데,

DMN 위주의 자극에서는 보상이 아니라 ‘의미’가 동기부여가 됨. 흔히 ‘내적 동기’라고 함.

게임 속 상황이 내 가치관이나 경험과 일치할때 보상이 없어도 결말을 꼭 보고 싶고,

DMN은 자유로운 상상에서 주로 활성화되기 때문에 ‘저 산 너머엔 뭐가 있을까

정보를 다 주지 않고 스스로 추론하게 만들면 인간 뇌는 그 빈칸을 채우려는 본능이 생기고,

목표를 이루려는 게 아니라 뇌를 쉬게 하고 싶은 욕구 그 자체,

이런 게 DMN 위주의 자극에서는 동기가 됨.

ECN 중심 게임의 동기는 ‘이걸 하면 보상을 줄게’라는 짜릿한 정복감이 동기가 되고 보상이 끊기면 급격히 식지만,

DMN 중심 게임의 동기는 ‘이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지 않니

결과적으로 ECN 자극은 피지컬과 학습을 요구하지만,

DMN 자극은 본능적이라 노인들이나 어린아이들도 시청각 자극을 즐기며 쉽게 몰입됨.

DMN 위주로 자극하는 게임들은 어렵고 복잡하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예술이나 휴식으로서의 가치를 가짐.

IP 장사도 가능해지고.

ECN 위주로 자극하는 게임:

발로란트, 롤, 오버워치, 에이펙스 레전드, 소울라이크, 스타크래프트 등

DMN 위주로 자극하는 게임:

동숲, 심즈, 스타듀밸리, 저니, 플라워, 스카이 빛의 아이들, 압주, 마인크래프트 크리에이티브 모드, 타운스케이퍼 등

살리언스 네트워크가 중간에서 ECN와 DMN을 조절하는 게임:

젤다 야숨, 젤다 왕눈, 레데리2, 문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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