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급되는 이용권은 총 4가지다. 로켓배송·로켓직구 등 쿠팡 전 상품에 대해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상품 2만 원, 알럭스 상품 2만 원 등이다.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쪼개서 사용할 수 없는 이용권이다. 쿠팡 측은 이날 “소비가 잦은 생필품, 배달음식 구매 지출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상안을 두고 고객 피해 보상이 아닌 ‘탈팡 방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쿠팡 전 상품과 쿠팡이츠에 대한 보상은 각각 5000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쿠팡 트래블은 여행 관련 상품을, 쿠팡 알럭스는 럭셔리 뷰티, 패션 제품 등을 판매하는 카테고리다. 쿠팡과 쿠팡 이츠와 비교하면 사용자 수가 많지 않은데다 제품 금액이 높은 편이다. 탈퇴한 회원들이 구매 이용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시 쿠팡에 가입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 트래블이나 알럭스의 경우 사실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편인데 이용할 수 있는 금액을 카테고리로 나눈 것”이라며 “전체적인 보상 금액은 커졌지만 고객의 편의 관점이 아닌 쿠팡 이용 고객을 늘리고자 하는 마케팅적 관점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상 규모도 미국에서 개인정보 유출 발생했을 때 배상해야하는 금액보다 적은 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1인당 배상액을 20달러(약 3만 원)에서 많게는 1000달러(약 150만 원)까지 인정하고 있다. 앞서 23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SK텔레콤은 다른 이동통신사로 갈아탄 가입자들을 위한 위약금 면제하고 8월 통신 요금 50% 할인하는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보상을 제공한 바 있다.
쿠팡 보상안을 기다리던 시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시민 이모 씨(35)는 “가장 많이 이용하는 쿠팡과 쿠팡이츠는 고작 5000원뿐이고 나머지 트래블과 알럭스에서 쓸 수 있는 2만원의 이용권은 사실상 ‘쓸거면 돈을 더 쓰라’는 소리로 들린다”며 “이전까지는 탈퇴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보상안은 고객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만간 탈팡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쿠팡의 보상안 이후 ‘탈팡’ 흐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상은 받고 탈퇴하겠다는 시민들이 구매 이용권 사용 후 탈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말 두바이 여행을 계획 중인 박모 씨(29)는 “쿠팡 트래블에서 2만 원으로 쓸 수 있는 티켓이 있는지 검색해봤는데 관련 상품도 적고 구매 가능한 날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온다”며 “탈팡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은 받아야겠다 생각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만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