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은 기존 서방 선진국 중심의 G7을 대체하는 새로운 강대국 협의체에 대한 계획이다. 문건에서 ‘C5(Core 5)’로 명명된 이 그룹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일본으로 구성된다.
이는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 위주의 G7과 달리, 철저히 국력과 영향력을 기준으로 한 조합이다. 미국이 가치 외교의 범주를 넘어, 실질적인 힘을 보유한 강대국들과 직접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신(新) 강대국 협조 체제’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기할 만한 점은 유럽의 완전한 배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통적인 대서양 동맹국들은 이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이는 미국의 전략적 무게중심이 대서양에서 인도-태평양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유럽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비록 이 구상이 최종본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워싱턴 조야가 그리는 미래 전략 지도에서 유럽의 지정학적 비중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