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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의 일상 9. 입원, 암 악화일로 ,임상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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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더 이상의 기적은 없었습니다.

기준치가 ~34인 암수치는 결국 743까지 올라왔고,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CT 검사에서도 폐 흉막에 암들이 조금씩 커져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엔허투라고 지금 맞는 약도 이제 내성이 생긴 거죠.

젬시타빈 시스플라틴 3개월, 키트루다 2년

파드셉 6개월, 파드셉+키트루다 2싸이클

엔허투 10회차(진행중)

만 4년간 온갖 부작용을 견디며 제가 맞아왔던 항암제들입니다. 그리고 이젠 진짜 더이상 맞을 수 있는 항암제가 없습니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탁셀계통의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는 마지막 길이 있긴 한데이건 사실상 기간만 좀 연장해 줄 수 있길바라며 맞는 항암제로 즉 죽기전에 마지막 발악 같은 겁니다. 근데 이게 또 부작용이 어마어마하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맞아 온 그 어떤 항암제보다 더

그래서 의사는 일단 의학적으로는 항암차수가 지날때마다 암의 크기나 수치 이런 것들이 20%이상 올라가야 완전히 효과가 없는 걸로 본답니다. 저의 경우는 그런 정도는 아니라 일단은 그냥 엔허투를 맞기로 했습니다. 치료가 안되는 걸 알면서도 최대한 지연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거죠.

그리고 폐에 찬 물이 좀 안 좋은 형태로 차서 지금 입원해서 물은 빼고 있는데 물조차 잘 안 빠지네여. ㅠㅠ

아주 작은 기대는 갖고 있습니다. 친구가 제약회사 임원인데 고대 안암에서 저랑 비슷한 경우의 환자들에게 다른 암에 쓰던 재줄라란는 약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서 일단 거기에 해당되는지부터 담주 퇴원하면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암에 걸렸을때 같은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은 들 지 않습니다. 드디어 그냥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느낌.

그렇다고 슬프지 않거나 무섭지 않거나 하지 않습니다. 억울하고 슬프고 무섭고 외롭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든 것이 마지막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시간을 함께 해준 분들에게는 더욱 감사합니다.

부디 죽음으로 가는 길이 너무 고통스럽지 않길 바랍니다.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을 지킬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창한 주말에 이런 글을 올리게 되서 죄송하고 시간내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글은 이게 마지막은 아닐 겁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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