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4학년 의대생이야.
내가 소아과 의사랑 같이 일할 때 백신 거부자 부모를 만난적이 있었어.
이 엄마는 음모론에 완전히 심취한 여자였고, 911 음모론이나 캠트레일화학물질chemical과 비행운contrail을 합친 단어로 정부나 일루미나티 등 비밀 조직이 인구 수 조절, 생물학 병기 실험 또는 식량 가격을 조정할 목적 등으로 비행운으로 위장한 화학 물질을 대기 중에 살포한다는 내용의 음모론 같은 별의별 음모론을 다 믿는 사람이었어.
그 여자는 당연히 백신 음모론도 좋아했고, 거대 제약회사들의 음모에 대항하기 위해 1살 아이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을거라고 하더군.
이 내용을 검사가 끝나고 담당 의사한테 이야기하니까 의사가 히죽히죽 웃더니 “잘 봐”라고 말하더라고.
진료실로 돌아가서 아이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설명한 뒤, 백신 얘기로 넘어갔어.
그러자 그 여자가 왜 백신이 예방하는 질병들 보다 백신 그 자체가 더 위험한지에 대한 15가지 이유와 제약 업계의 다양한 사악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더라.
담당의사가 그 얘기를 오랫동안 조용히 듣다가 그 여자가 말을 끝내고 나서 이렇게 말했어.
“지금 말씀하신 안티백신 프로파간다가 러시아나 중국에서 진행하는 미국인들의 건강을 약화시키려는 음모일 수도 있다는거 생각해보셨나요?”
맹세컨대 그 대재앙적 인지부조화의 순간에서 그 여자의 뇌가 작동을 정지한듯한 이상한 펑소리가 들렸어.
그 말도 안되는 음모론의 매력이 너무 강했던거야.
결국 그 여자는 아기를 위한 백신 접종 예약을 잡았어.
난 크게 놀랐고, 그 의사는 나한테 웃어주더라.
아직도 그 상황이 의료윤리적으로 올바른 건진 모르겠지만, ㅅㅂ 결과는 진짜 놀라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