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통망이 없으면 금방 잡힘..
서울 종로 일대 약국 도매상가를 돌아다니며 10알 기준 2천원~3천원 상당의 일반의약품 1천통, 약 1만정을 구매했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
특히 과거 마약 사범들은 인적이 드문 농가나 해외를 제조 장소로 선택했으나, A씨는 도심 주택 밀집지역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해외나 외곽지역에 제조 장소를 마련하기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 원룸을 선택했고, 원재료인 일반의약품 구입 등에서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와 건물 내 주민들의 시선을 피하고자 5층 건물 원룸 최고층 2세대 모두를 사용하는가 하면, 공기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는 환기시설까지 갖추는 치밀함을 보였다.
사진은 환풍기까지 설치한 제조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사진은 환풍기까지 설치한 제조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A씨는 이렇게 만든 필로폰을 팔기 위해 유통책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혀 검거됐다.
경찰은 제조현장에서 완성된 필로폰 약 1kg과 제조에 필요한 각종 기구 49점, 화공약품 13종도 압수했다.
제조기구와 약품 역시 일반 공구상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가 33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제조하는데 A씨가 원재료 구입비와 원룸 임대료 등으로 쓴 돈은 1천만원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 담당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필로폰을 해외 등으로 유통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로부터 마약 밀반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국내에서 마약류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관련 범행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