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7시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순대 1인분을 주문하자 상인은 다른 설명 없이 “골고루 섞어주겠다”고 말했다. “저희도 순대 하나, 떡볶이 하나요”라는 옆자리 손님 주문에 이 상인은 또다시 “응, 순대는 골고루 맞지?”라고 말한 뒤 곧장 몸을 돌려 순대 고기를 썰기 시작했다. 계산을 위해 카드를 건네자 상인은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계좌이체밖에 안 된다”고 답했고, 가격을 묻자 “순대 하나 1만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상인이 말한 ‘골고루’는 순대 단품이 아닌 간·허파·머릿고기 등 돼지 부속이 함께 섞인 ‘모둠순대’를 뜻했다. 광장시장에서 순대 단품은 보통 7000~8000원대, 모둠은 1만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는데 해당 노점 외에도 다수 노점이 더 비싼 ‘모둠’ 메뉴로 바꿔치기해 판매 중이었다. 이날 옆자리 손님은 “골고루 주신다길래 당연히 간이나 허파를 섞어준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 누가 모둠으로 알아듣겠냐”며 “저희도 가격이 생각보다 더 나와서 다시 여쭤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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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순대를 주문하든 다른거랑 석어서 주문하든 단품이 아닌 모듬을 속여서 팔면 망할려고 작정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