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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런 인생 조회수:26,661 이미지 텍스트 확인
(2)작성일: 2023-12-21 16:06:18
(3)어릴때부터 너무 못먹고 자라서 그런지모든 음식이 다 맛있어요.
(4)수녀님들과 살았던 고아원에서는 거의 국 한가지에 김치가 있었나?도 가물가물.
(5)개인 수저통을 가지고 다녔는데 거기에 젓가락도 있었으니 젓가락으로 집을만한 반찬도 있었다는건데 너무 어려서 그랬는지 기억이
(6)그걸 딱하게 여기신 원장수녀님께서 조를
(7)짜서 일반 가정식으로 상을 차려 젓가락으로반찬을 집어먹게교육도 하셨는데 그게 생애 처음 먹어본 여러가지 반찬을 곁들인 밥상이었어요.
(8)새로 옮긴 고아원에서는 먼저 고아원보다는반찬이 더 있어서첫날 눈이 휘둥그레지고 진심으로 밥때를 기다린거 같아요.
(9)그래봤자 밥, 국, 김치, 그리고 장아찌류 하나였지만요.
(10)그것조차도 풍족한건 아니라 가끔씩은 밥대신 물만 먹을때도있었어요.
(11)그래서 그런지 저는 음식에 호불호가 전혀 없어요.
(12)그저 모든게 맛있을 뿐이죠.
(13)그게 재료가 뭐든, 덜익었든, 탔든, 상관없고
(14)하루가 지나서 식었든 어쨌든 데우지 않아도
(15)다 맛있어요.
(16)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몇몇 친구들 빼고 대부분의 고아원 친구
(17)들이 먹성이 좋습니다.
(18)그래서 덤으로 잔병치례도 별로 없어요.
(19)며칠전 친구를 만나 우리 뭐먹지?
(20)이러다가 난 뭐든지 다 좋아.
(21)너도? 나돈데.
(22)그래서 다행이야.
(23)이러면서 둘이 웃었어요.
(24)어릴때 원장님 사모님 여동생분이
(25)사모님과 나눴던 대화가 기억나요.
(26)쟤들은 목숨이 천해서 그런지 방에
(27)연탄난로가 있는데도 어떻게 가스 마시고
(28)죽는 애들이 하나도 없냐.
(29)역시 질기다질겨.
(30)목숨이 질겨서 그런지 모진 인생 지금까지도
(31)아무거나 잘먹고 아무데서나 잘자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살
(32)고 있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