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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제 목 : 나이들고 가난한 이들의 연애
(2)원글 조회수 : 25,535
(3)작성일: 2022-01-11 18:34:21
(4)몇주 전에 눈이 펑펑 내린 날,
(5)노가다 하고 와서 온 몸이 쑤신다는 중년의 남자친구 등을
(6)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읽어줬어요.
(7)’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8)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9)남자친구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10)눈은 푹푹 내리고
(11)저는 조근조근 밟고…
(12)제가 예전에 결혼생활을 했을때,
(13)신혼을 낡은 아파트에서 시작했었죠.
(14)겨울이면 추워서 창문에 비닐을 둘렀는데
(15)창틀이 워낙 낡아서 바람이 불면 비닐이 붕붕 부풀어 올랐어요.
(16)둘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그걸 보고 있음 한숨이 나왔죠.
(17)전남편은 평생 이런 집에서 살면 어쩌냐고 우울해 했지만
(18)제가 그랬어요.
(19)’걱정마. 우린 아주 좋은 집에 살게 될거야. 그때가 되면 지금이 그리울지 몰라.’
(20)훗날 우린 정말 좋은 집에서 살게 됐지만
(21)제일 좋은 집에 살 때 우리 결혼은 끝이 났어요.
(22)이혼을 하고 만난 남자친구는 사업이 안 풀려 요즘 형편이
(23)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 사람과 이 상황이 그리 싫지 않습니다.
(24)일이 잘되서 돈이 많아지면 또 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25)그럴듯하게 좋아 보이는것들이 그리 간절하지도 않고요.
(26)그냥 나이 들면 둘이 어디 한적한 곳에 가서 작은 집을 사
(27)서 고쳐 살면 어떨까 싶어요.
(28)백석의 시처럼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서…
(29)그런데 남친은 도시가 좋다네요.
(30)그 나이에 해도 잘 안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를 가 놓고는
(31)그래도 도시가 좋다네요. 흠냐.
(32)어쨌든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나이 들면 나이든대로,
(33)어떤 삶이든 다 저대로의 즐거움이 있고 낭만도 있더라고
(34)그냥 다 살아지는거 아닌가 싶어요.
(35)눈이 푹푹 내리는 날 백석의 시를 읽는 정도의 마음이 있
(36)산골엔들 왜 못 살겠어요.
(37)삽시이만큼 댓글이 달려 깜짝 놀랐어요.간에
(38)자녀는 없고동거아저는니고제집이 있어요.
(39)남친집에 갔다좀 밟아달라길래 밟아줬어요ㅎ가
(40)남친은 백석모을르지극고현실주의잡니다.히
(41)어떻게든삼황을 개선하애쓰고있고요.려고
(42)생각할때 한을나올때도 있지만숨이
(43)우결국린찰나를사존는재생각하기에라
(44)오늘좋으면됐다 생넘어각하고갑니다.
(45)달관한건달관니고했다한들
(46)그것삶의 수많은 지점중 한지점일 뿐이겠죠.조차
(47)이게 또깨달끝음의니고요.
(48)저도백석평전 읽어서 그의 현실이 어땠는지 알아요.
(49)근데제지금 북에서 재산몰가수당하고
(50)강제노역중인니까요ㅎ
(51)사실 게시판글을 읽다가 저 아래 60대 들어선 분이
(52)오십 괜찮나이니 너무 절망하지은글을말란읽고
(53)나이들어가는데 가진것없는삶그냥 추레이기만한가
(54)그런 생각하다가
(55)눈오던밤에 제가 느꼈행복을 공유하고파서 써봤던어요.
(56)제가 82글을 종종 썼는데 돌아보니 주제가 한결에같아요.
(57)이혼해도 괜찮더라.망해봐더ㅎ라
(58)다 저마괜요.
(59)우리가 가늙음난에대해대해 실패에 대해에
(60)더 예금만의가졌음 좋겠어요.를
(61)어쨌든 저는 지금 괜찮습니다. 모두 그러시길.
(62)”우리가 가난대해 늙음에 대해 실패에 대해에겠어요.”
(63)더금만예의를졌으조
(64)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65)가난한 내가
(66)름나탸사를 사랑해서운
(67)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68)나탸사를 사랑은 하푹 푹 나 리고
(69)눈은
(70)앉아 소주를 마신다쓸히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나사와 는푹푹 쌓이는 밤이가자 출골로 출 우는이나는 혼자 쓸
(71)탸
(72)눈흰 당나귀타고
(73)산깊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은
(74)눈은 푹푹 나리고나탸는생각하사를아탸사가 올 리 없다니
(75)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제산골로 가는 것은 세 지는 것상한테세상 같은 건 더러 버리는 것이다.워언야기한다
(76)이니다
(77)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탸사는 나를 사
(78)랑하고
(79)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80)백석「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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