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조선은 ‘환도’라는 검을 사용했는데 일본도보다 길이가 짧은 편이었지만 방패와 같이 쓸 수 있었고 기병이나 궁수, 조총수도 쉽게 지니고 다닐만큼 휴대성이 높았음
그래서 검끼리 싸우면 리치가 긴 일본도에 밀렸지만
“리치가 짧다고? 오기 전에 활로 쏘아죽이면 되는거 아님?”
“검이 길어봤자 기병은 뭘로 막을건데?”
라는 조선의 군사적 특성 때문에 일본도보다 환도를 선호했다
조선군이 노획한 일본도를 썼다는 기록이 있어서 조선이 일본도의 위력을 인정했다는 썰이 도는데
사실 쓰긴 했는데 ‘갈아서’ 짧게 만들어 썼음
너무 길고 잘 깨진다는 욕 한바가지랑 섞어서…
나중에는 아예 철이 너무 안 좋다는 이유로 그냥 폐기해버리는 경우도 나온다
일본은 조선에 유통되는 은의 70% 이상을 공급했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로 은과 구리가 풍부한 땅이었는데철만큼은 절망적으로 부족해서 모래에 섞여있어서 불순물이 많은 사철을 사용했다
조선도 사철을 많이 쓰긴 했는데 제대로된 철광산이 공급의 30% 이상이어서 무기용 철만큼은 제대로 뽑아썼다
당시 기술로는 사철 정제가 힘들어서 일본도 내구도가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았던건 사실이었고
어느 순간 일본도 거품이 확 꺼진 이유도 이런 현실이 알려지면서 ‘모양은 크고 멋있어도 잘 깨지는 검’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바람에….
당연히 일본 장인들도 여러가지 궁리를 많이 했는데 검을 크고 두껍게 하는 방법으로 내구도를 올리기도 했다
에도시대 때는 조선의 발달된 제련법이 전수되면서 일본 제련 기술도 많이 향상되었지만일본의 사철 문제는 끝까지 해결되지 못했고
현대 일본은 대부분의 철을 호주에서 수입하는걸로 해결하고 있다
중국이 왜구와 싸우면서 일본도를 중국 철과 중국 양식으로 복제했는데 효과가 좋아서 제식으로 채용한만큼
보병전이 발달한 일본답게 일본도도 나름의 장점이 컸지만
전군의 70% 이상을 빠르게 조총수로 대체할만큼 원거리 화력 + 대기병을 중시했던 조선의 군사적인 특성상 기병에 약하고 휴대도 힘든 일본도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일본도의 디자인과 검술에 대한 칭찬과는 별개로 실제로 제식으로 쓰인건 환도였음
(총 들고 행군하는 것도 빡치는데 긴 일본도까지 휴대하라고?)전세계적으로 화약무기 보급이 증가하고 검은 호신용으로 소형화된걸보면 환도를 계속 쓴 조선의 방향성은 맞았던거 같음
기병이 드물었던 일본의 검과 북쪽의 기병들과 사투를 벌이고, 수성전 중심이었던 조선의 검은 목적이나 생김새가 다를 수 밖에 없었고
요즘 와서는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이유들을 연구하지 일본도 vs 조선 환도 이런건 지양하는 분위기가 되었음
결국 각국이 채용한 검은 각 나라의 군사적, 환경적 상황에 맞게 각자 잘 설계된 무기라는게 정답이다
마운트앤블레이드갤러리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