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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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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8일 병신
우수사 김억추는 기껏해야 일개 만호로나 적합할까 대장의 직임을 준다는 것은
불가능한데, 좌의정 김응남이 서로 정다운 사이라고 해서 억지로 제수해 보냈으니
조정에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다만 때를 만나지 못한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이때도 학연 지연이…)
16일 갑진
중략(바다위에서 전쟁중)
중군장인 미조항 첨사 김응함의 배와 거제현령 안위의 배가 다가왔다.
“안위야, 군법에 죽고싶으냐, 안위야 군법에 죽고싶으냐…도망간다고 어느
곳에서 살 것이냐?” 라고 했더니 안위는 황급히 적선 속으로 돌입했다.
또 김응함을 불러 말하기를 “너는 중군장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하지 않으니
어찌 죄를 면할 것이냐? 당장 처형할 것이로되 적세가 또 급하니 우선 공을
세우게 한다”고 했다. 두 배가 앞서 나가자 적장이 탄 배가 그 후하의 배 2척에지령을 내리니
일시에 안위의 배에 개미 붙듯이 서로 먼저 올라가려 하므로 안위 및 배에 탄 사람들은
죽을힘을 다하여 혹은 모난 몽둥이를 쥐고, 혹은 긴 창을 잡고, 혹은 수마석 덩어리로
무수히 공격하여 배위의 사람들이 거의 힘이 다하게 되었다 (중략)
나는 맷머리를 돌려 바로 들어가 빗발치듯 마구 쏘아 댔더니 세 배의 적들이 거의
다 섬멸되었을때 녹도 만호 송여종과 평산포 대장 정응두의 배가 뒤쫒아와서
협력해 쏘아죽여 적은 하나도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적진에서 투항해 온 왜인 준사는 내 배 위에서 굽어 보고 있다가 말하기를,
문재있는 비단옷을 입고 있는 자가 바로 안골포 진지의 적장 마다시라고 했다.
내가 물 긷는 군사 김돌손으로 하여금 갈고리로 뱃머리를 낚아 올렸더니 준사가 날뛰면서
이 자가 마다시라고 말하는 고로, 즉각 명령하여 토막을 내어 자르게 하니 적의 기세가 크게 꺾였다.
14일 신미
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으로부터 와서 집안 편지를 전했는데, 개봉도 하기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심기가 혼란해졌다. 대강 겉봉을 뜯고 열의 편지를 보니 겉면에 ‘통곡’
두 자가 쓰여 면(막내아들)이 전사한 것을 알고 간담이 떨어져 목놓아 통곡했다.
하늘이 어질지 못함이 어찌 이와같은가.. 간담이 타고 찢어졌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것이 이치에 떳떳하거늘,네가 죽고 내가사니 이런 어긋난 이치가 어디
있는가. 천지가 캄캄하고 백일조차 빛이 변했다. 아아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15일 임신
종일 비바람이 몰아쳤다. 누위있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면서 종일 몸을 뒤척거렸다.
여러 장수들이 와서 위문하니 어떻게 얼굴을 들고 대하랴.
19일 병자
어두울 무렵 코피를 되 남짓 흘렷다. 밤에 앉아서 생각에 잠기어 눈물을 흘렸는데
어찌 말로 표현하랴.
21일 무인
정상명이 와서 고하기를 무안현감 남언상이 들어왔다고 했다. 남언상은 원래 수군에 소속된
관원인데 사사로이 목숨을 보존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수군으로 오지 않고 산골짜기에
몸을 숨겨 달포를 넘기다가 적이 퇴각한 후에야 중형을 받을까 겁이 나서 비로소
나타나니 그 하는짓이 참으로 해괴하다.
초2일 기축
우수사의 전선이 바람에 떠내려가다가 바위에 걸려 깨졌다고 하니 매우 통분할 일이다.
병선군관 당언량에게 곤장 80대를 쳤다.
17일
어제 복병장 발포 만호 소계남과 당진포 만호 조효열 등이 왜의 중선 한 척이 군량을 가득 싣고
남해로부터 바다를 건너는 것을 한산도 앞바다에까지 추격했더니 왜적이 해안을 타고
육지로 올라가 도주했고, 잡은 왜선 및 군량은 명나라 군사에게 빼앗기고 빈 손으로 와서 보고했다.
(승리로 얻은 전리품마저 명나라에 빼앗겨 버리고…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이리저리 치이며 살고있네요. 17일을 마지막으로 난중일기 끝났습니다
청소년용으로 나온걸 읽었더니 다음엔 더 디테일한 버젼으로 읽어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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