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공식전에서 바둑기사가 AI에게 승리한 기록은 없습니다.
– 내가 이긴 것이지, 인류가 이긴 것은 아니다. 뭘 봐 이 씹새야.하지만 바둑 기사들이 그냥 지고만 있을 사람은 아니죠. 바둑 AI에 강점과 약점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가 되었습니다.
기사들이 실력에서는 확실히 밀리지만 그래도 한 판은 이겨보자는 식으로 이를 갈고 있거든요.
바둑기사들이 찾은 AI의 약점으로는
1. 흉내바둑
2. 축
3. 패
4. 사활
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커제가 절예에게 흉내바둑으로 이긴 적이 있고 한국에서도 2020년에 한승주 당시 7단이 흉내바둑으로 당시 한국 바둑 기사들을 학살하고 있던 골락시에게 첫 승을 거둔 적이 있습니다. – 한승주 사범이 골락시와 둔 흉내바둑. 가운데 천원을 기준으로 점대칭의 형태이다. 좀 치사하긴 하다.
축은 모든 AI들이 공통적으로 잘 익히지 못하는 바둑 형태입니다. 알파고 제로의 경우 바둑 스킬들을 알려주지 않고 자기와의 대국만으로 혼자서 기술을 익힌 AI인데 축을 혼자서 익하는데 다른 바둑 기술들보다 유난히도 오래걸렸다고 합니다. – 이세돌의 축머리 묘수, 우측하단부터 좌측상단까지의 모양이 축, 이 축은 실패한 축이다. 하지만 축을 실패하면서 우측하단의 백돌 8점을 잡아버린 묘수, 알파고 그 시부럴 놈은 이런거 못한다. 다른 AI들도 찾을 수 없는 수이다.
그래서 흉내바둑과 축은 자기학습을 통해 익히게 하지 않고 따로 사람이 직접 하드코딩을 해서 따로 처리해주곤 합니다.
위의 두 가지 경우가 일종의 버그라서 예외 처리를 해야한다면 패와 사활은 사람이 따로 하드코딩을 해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패는 AI가 유난히도 싫어하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패가 날 것 같으면 양보를 하고 간명하게 처리하는 식으로 넘어갑니다.
이세돌 사범과 알파고와의 3국에서도 이세돌 사범이 패의 형태를 만들자 이를 기피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세돌 사범은 패가 알파고의 약점이라 생각했는지 계속 패가 나도록 유도했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가 귀찮아서 피한거지 패를 못하는게 아니야! 하면서 이세돌 사범과의 패 싸움에서 그냥 박살을 내버렸죠. – 이세돌 사범과 알파고 사범님과의 제 3국, 하변의 패 대결에서 알사범님이 망치로 내려쳤다. ‘…깝치지 마십시오, 휴먼…’
그런데 이건 사람과의 대국에서의 이야기입니다.
AI가 패를 싫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마 계산량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과의 대국에서는 AI가 대부분의 장면에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양보를 해도 복잡도를 떨어뜨리면서 승률을 높이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양보를 하는 것 같습니다만 AI 끼리의 대국에서는 또 다릅니다.
서로 복잡한 형태를 피하지 않고 계속 치고박고 치고박고 싸우면서 패도 여러번 나고 아주 전 반상 위를 돌아다니면서 계속 싸우는 식의 대전이 자주 일어나더군요. – 알파고 마스터 vs 알파고 마스터의 셀프대국 1국, 인간 대표 기사들과 60승 0패, 커제와의 공식전에서 3승 0패 이후 공개된 기보이다. 인간 기사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수들이 계속 나왔다고..
사람과의 대국에서는 패를 기피하지만 이건 AI가 많이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지 패에 약하기 때문이 아니다라는 것이 지금의 정설입니다.
사활, 특히 복잡한 사활은 AI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AI가 바둑판를 보는 방식은 상대가 둔 수에 대응하는 형태가 아니라 상대가 어디에 돌을 놓은지를 신경쓰지 않고 전체 바둑판을 보고 대응합니다.
전체 바둑판에서 가장 승률을 높일 수 있는 수를 둔다.
이것이 AI의 강점이자 약점입니다.
다시 말해 바둑 너무 크게 봅니다. 그래서 아주 좁은 지역에서의 싸움을 좀 무시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착각해서 자기 돌을 죽이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고 수순만 제대로 따르면 쉽게 살릴 수 있는 돌도 잘못된 대응을 해서 죽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선 바둑에서 인간 바둑기사가 AI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확률이 0%은 아닙니다.
2020년 6월 20일 변상일 9단이 AI 골락시와의 94번째 대결에서 승리한 적이 있으며 – “너 존내 약하잖아!!” 변상일(1승 93패)
박정환 사범이 2020년 4월에 강동윤 사범과의 대결에서 두웠던 상대 호구속에 돌을 던지는 자살의 수 같은 경우는 AI도 찾아낼 수 없었던 묘수였죠.
– AI, 이 쉑 정신 못 차리죠?
만약 바둑 AI가 완벽하다면, 다시말해서 바둑이 이미 풀려버린 게임이라면 백이 흑에게 혹은 흑이 백에게 전승을 거둬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지금의 기술로는 아직 바둑을 완전히 정복할 수는 없습니다.
바둑 AI의 딥러닝은 사람이 바둑을 익히는 방식과 동일합니다. 수천수만수억판을 두어 강해진 기사와 마찬가지죠.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현 세계랭킹 1위 신진서 사범이 자기 승률이 0%다라고 얘기했지만 그건 어느정도 겸손함의 표현이지 실제로 0%인 것은 아닙니다. – 그래도 돌 3개 놓고 두면 내가 이긴다고!
3줄요약
바둑 AI 존나 쎔
하지만 아직 바둑의 신은 아님
1000판 붙으면 인간이 한판 쯤 이길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