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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기념 – 한글이 적힌 17세기 찻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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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묵서다완(한글墨書茶), 또는 추철회시문다완(萩鐵繪詩文茶碗) 으로 불리는 찻잔.

임진왜란 중 일본으로 끌려간 이름 모를 한국인이 만든 찻잔입니다.

일본 야마구치 현의 하기 지역은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인 도공들이 정착한 곳으로, 이 곳에서 한국인 도공들은 조선의 막사발 모양 찻사발을 만들어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이곳의 도자기를 하기야키(萩燒)로, 훗날 하기야키 중 조선 막사발 같은 모양을 이도다완(井戶茶碗)이라 부르며 귀하게 여겼습니다. 현재는 다수의 이도다완이 일본의 국보죠.

위 사진은 그 중 하나.

원문) 개야 즈치 말라 / 밤살 / 다 도듯가 / 목지 호고려 님 지슘 / 겨라 그 / 개도 호고려 / 개로다 / 듯고 즘 / 노라

해석) 개야 짖지 마라. 밤(에 다니는) 사람이 다 도둑이냐

(호고려=胡高麗, 임진왜란 때 끌려온 조선인들을 가리키는 말)

같이 조선에서 끌려온 동포를 만나러 가는 길. 짖어대는 개를 조선 말로 달랬더니 개가 잠잠해지는 걸 보고는, ‘저 개도 조선 개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는 도공의 애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일본 고미술 수집가 후지이 다카아키(藤井孝昭)가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사후 가족들이 찻잔에 새겨진 한글의 내력을 알고는 2008년,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에 무상 기증했다고 합니다.

.

또 하나.

“”다니다”” 대신 “”댕기다 (겨라)”” 라는 동남 방언이 쓰인 것으로, 이 도공은 경상도 출신일 것으로 강하게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는 훈민정음 창제 (1443년) 와 반포 (1446년) 이후 150여년 (임진왜란, 1592년)만에 경상도 출신 도공이 한글을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훈민정음이 일반 백성들의 삶에 널리 퍼져서 세종대왕께서 바라신 대로

쉽게 익혀, 날마다 쓰기에 편안케 하였다

는 증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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