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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셋물 쓰지 마라.
광영 (국_몹)에 청년이 사그라져다.
그 싶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루 만들지도 말컷이려
철근도 만들지 말컷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컷이려
못올 만들지도 말것이다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셋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앗울적 얼굴 찰흙으로 빚고
셋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위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저 보자. 하게.
2010년 당진의 환영철강이라는 철강업체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이 담긴 전기 용광로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으나 그다지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를 다룬 기사에 이 시가 댓글로 달렸고,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으며,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하던 사고가 크게 주목받는 결과를 낳았다.
희생된 김씨가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 아버지가 42세에 얻은 4남매 늦둥이라는 점 등이 뒤에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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