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는 씩씩거리면서 이씨를 향해 돌진해 왔다. 어차피 옆으로 비키거나 도망가기도 글렀다. 야생 멧돼지에 받히면 최소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기에 이씨는 그냥 당하기만 하기엔 너무 억울하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급한 대로 한 대 때려보자는 생각으로 오른손 주먹에 온 힘을 실어 멧돼지의 이마를 내리 찍었다. 군대 시절 집돼지를 잡아본 이씨는 돼지 이마가 급소란 걸 알고 있었다.
급소 맞은 멧돼지 정신을 못 차려
“큭!” 이씨의 강펀치를 맞은 멧돼지는 외마디 소리를 내질렀다. 손에 느껴지는 감촉이 묵직했다. 멧돼지의 반응을 봐도 한방 제대로 들어간 것이다. 이 결정적인 카운터블로 한 방이 전세를 결정지었다. 멧돼지는 정신을 못 차리고 버둥댔다. 주변을 둘러봤지만 무기로 쓸 만한 돌멩이 하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맨주먹을 난사하기 3~4분이 지났을까. 놈이 아래쪽으로 줄행랑치기 시작했다. 놔두면 나중에 뒤돌아서서 해코지를 할까 두려웠다. 뒤쫓아가서 끌어안고 니킥에 엘보에 나중에는 발로 정신없이 밟아댔더니 멧돼지가 겔겔 거리기 시작했다.